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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유나 Mar 26. 2017

하늘색 당신

당신의 하늘에 계속 머물 수밖에


당신은 하늘색


새하얀 물감 위에

새파란 물감을 '똑'

하고 떨어리면.


포개진 두 개의

손가락으로 '살살' 

문질러주.


그 색이 바로 '하늘색'

그 색이 바로 '신'





하늘색

참으로 싱거운 색이죠.


파란색처 너무 쨍하지도

하얀색처 너무 연하지도 않아요.

 

그렇게

중간에 앉아있는

중간을 사랑


당신은 적절한 사람.





봄의 파릇한 잔디 위에

돗자리 한 장 없이 철퍼덕.


땅에 등을 기댄 채

선명히 바라봐요.


당신의 눈 앞에

푸르른 하늘이 보이죠.

푸르른 당이 보이죠.


물감으로 만든 하늘색이 아닌

'진짜 하늘색'이 담긴 하늘이에요.


저게 바로

당신의 색이에요.





저 맑은 하늘색을 배경으로.


당신의 손바닥을 올려보면

손이 참 곱네요.


한 송이 꽃을 올려보면

꽃이 참 예쁘네요.


비행 지나가면

바람이 슝~ 참 귀엽네요.





신기하죠.


뭐든 어울리게 만드는 저 하늘이.

뭐든 아름답게 만드는 저 하늘이.


그것이 바로 하늘색,

당신이라는 것이.





때문에


쓸모없어 보이는 것을

쓸모 있어 보이게 하고.


아름답지 않은 것을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당신의 하늘은 싱겁도록 맑으니

당신의 하늘에 계속 머물 수밖에.


 



한나절 누워 하늘을 바라보니

어느새 해가 지기 시작하죠.


하늘이 점점 어두워져요.

하늘이 점점 까매져요.


하늘색이 변해가요.

당신이 변해가요.





하지만

당신.


하늘이 어두워졌다고

슬퍼하지 말아요.


 하늘이 보여주잖아요.


밤하늘도 하늘이라는 걸.

어둡다고 하늘이 아닌 게 아니라는 걸.


때문에

검은색도 하늘색이라는 걸.





그래서.


하늘은 싱거운 거죠.

구름은 엉성한 거죠.

세상은 흐릿한 거죠.


결국엔

우린 모두 하늘색인 거죠.





문득.


당신을 잊을 것 같다면.

당신을 버릴 것 같다면.


고개를 들어

저 하늘을 바라봐요.


고개를 들어

저 하늘색을 바라봐요.


당신을 바라봐요.





어때요.

참 아름답죠.


저토록 싱거운 하늘색이.

저토록 엉성한 하늘색이.


그렇게 좋을 수 없죠.

그렇게 예쁠 수 없죠.


그러니.

나는 오늘도.


당신의 하늘에 머물 수밖에.

당신의 곁에 머물 수밖에.








To. 나의 하늘색

사람은 누구에게나
되돌아가고 싶은 때가 있고.

나의 그때는 마치
사진 속의 사진처럼.

간직하고 또 간직하고 싶은
싱거운 어느 날이었을 것이라고.

기억하고 또 기억하고 싶은
당신의 어느 날이었을 것이라고.

믿고 또 믿고.
잊고 또 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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