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나는 목청이 터져라 엄마를 불렀다.
벌어진 대문 틈으로 마당을 보았지만 마당에도 집 안에도 누군가의 인기척은 없었다.
얼마만큼의 시간이 흘렀을까. 엄마가 문을 열고 마당으로 나왔다.
엄마가 내 목소리를 들은 것이리라! 엄마!! 엄마아!!!
'엄마! 나 여기 있어!! 문 열어줘!'
대문을 경계로 대문 안과 밖은 전혀 다른 세상이었다. 마치 투명한 막으로 나뉘어 있는 것 같았다.
대문 밖의 내 목소리도 엄마에게 닿지 않는 것처럼 엄마는 내 목소리를 듣지 못하는 듯했다.
문틈으로 엄마를 보며 몇 번을 애타게 부르자 엄마는 겨우 대문 밖의 나를 발견했다.
'누구세요?'
'엄마!!! 나야! 애증이! 문 열어줘!'
'?... 여기 그런 사람 안 사는데요'
.......
나는 무엇이 그렇게 불안했던 걸까.
나는 언제든 버려질 수 있는 아이라고 생각했었을까.
나의 존재 자체를 부정한 꿈속의 엄마는 사실 나 자신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