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마디 Sep 10. 2022

5. Q역 10분, 8000/20 월세, 12평, 투룸

월세는 어떠세요?

1. 서울시 월세 보조금 정책

어차피 보증금이 1억 나오는 거니까, 월세 10만 원쯤은 괜찮지 하면서 10, 15, 20까지 늘려보다가 괜찮아 보이는 한 집이 나왔다. 내가 하는 <청년*전세*대출>말고, 서울 월세 보조금 정책 중에 보증금 5000만 원 이하, 월세 60만 원 이하면 월세의 50%를 1년 동안 지원해주는 게 있다. 결론은, 이 집은 보증금 8000에 월세 20이라서 둘 중 어느 지원도 못 받는데 내가 모르고 간 것… 이 조건이 해당되는 다른 주거지원 정책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만약 집이 마음에 들어서 계약금을 내고 왔으면 골치 아플 뻔했다. 서울시 주거지원 정책이 여러 개 있는데 ch3에서 다뤄보겠다.


2. 보증금 계산은 1000만 원에 월세 5만 원

이번 월세 집은 지난번 다녀온 S역, N동 인근이었다. Q역은 비교적 최근에 생긴 전철 노선이라 역도 깨끗, 역 주변의 도로와 나지막한 상가들도 다 깨끗하다. 역 근처엔 작은 시장에 가봤다. 노점은 없고 1층에 반찬가게, 과일가게, 밥집이 많고, 새로 생긴 카페도 많아서 젊은이도 아줌마 아저씨도 골고루 지나다닌다. 길 건너편 저 멀리엔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걸로 보아 이쪽저쪽 모두 가족이 많이 사는 동네 같다. 시끄러운 음악을 틀어놓은 가게 없이 1차선 도로에 버스가 자주 다니고 빵집 앞 정류장에 사람들이 모여있다가 그 버스를 타는. 적당히 복작복작하는 동네.


 앞에서 부동산 사장님을 만나 10분쯤 걸었을까, 역전에서 멀어지니까 도로가 2차선이 되고 상가 대신 주택이 많아졌다. 여기서도 지난번 N동에서 봤던 산이 보인다.  산맥 정말 길어.  산을 통과하는 지하도로가  앞에서 바로 시작된다.


요즘 전세-월세 보증금 계산은 대략 1000 원에 5 원으로 계산한다.  집이 8000 20이니까 전세로 치자면 1 2 정도. 10 전에 처음 서울살이 시작할 때만 해도 1000 원에 10 원으로 계산했는데 반으로  떨어지다니.  값이  배가 됐나? 서울이니까 그럴 수도 있겠다.  세월이 많이 흘렀다.



3. 별로 방해받지 않는 집

1층의 무거운 유리문을 열고 3층까지 올라갔다. 층마다 딱 2집씩만 있는데 옆 집에는 가족이 사는지 분리수거를 아주 잘해놓으셨더라. 타요타요랑 뽀로로 페트병부터 맥주병까지, 라면봉지부터 시리얼 박스까지 재활용을 종류별로 차곡차곡 쌓아놓으셨는데 솔직히 양이 어마 무시했다. 많이 드시는구나 이 가족은. 저녁마다 까르르 행복한 웃음소리가 들리겠다. 애들 소음이 젊은 커플 소음보단 낫겠지. (아닐까?)


집은 현관을 열고 들어가면 곧바로 작은 주방과 화장실이 있다. 이전 세입자가 5년 동안 살면서 관리를 잘하신 듯 벽지나 살림살이가 좀 낡았을 뿐 집은 참 단정했다. 가운데 있는 중간방의 창문으로는 동네가 보였다. 이 4층 집이 대로변에 서서 안쪽 동네를 가려주고 있는 셈인데, 내가 3층이기도 하고 창문 앞집은 마당 있는 2층 주택이라서 시야를 바로 가리지 않고 탁 트여서 좋았다. 주방이 작아서 이 분은 여기를 냉장고 방 겸 옷방으로 쓰셨다.

그리고 안 쪽의 큰 방은 꽤 커서 더블 침대와 큰 장롱이 들어가고도 공간이 넓었다. 침대 맡의 큰 창문으로는 집 앞 차로와 건너편 아파트 동네, 산까지 보여서 역시 탁 트였으나 차 소음이 무시 못해. 저쪽 방에서는 거의 안 들리던 차 소리가 도로를 향한 이 방에 오니까 커졌다. 이중 새시를 꽉 닫으면 소리가 확연히 작아지긴 했는데 난 창문을 잘 열어놓는 데다 잠귀도 예민한 편이라 이 방을 침실로 쓴다면 귀마개를 해야 할 것 같았다. 귀마개는 뭐, 배낭여행 때 시작해서 예전에 부모님 집에서 살 때도 차 소음 때문에 매일 끼고 잤어서 그건 괜찮다.



여하튼 이 집은 월세라서 보증금 이자에 월세까지 하면 거의 40이 되는터라 장점이 없어서 가지 않기로 했다. 이때도 부동산 사장님이 집주인에게 이사 가겠다고 지금이라도 말하라고 했는데 그 말을 들을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