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클래식 음악 전통의 해체와 근대 일본의 베토벤

백 년 전 일본의 포로수용소에서 울려퍼진 베토벤 심포니의 기록들

by yoonshun


岡田 暁生、『「クラシック音楽」はいつ終わったのか?―音楽史における第一次世界大戦の前後 』(レクチャー第一次世界大戦を考える)、人文書院、2010。


ベートーヴェン・ハウス ボン 編、ニコレ・ケンプケン 著、大沼幸雄 監訳、ヤスヨ・テラシマ=ヴェアハーン 訳、『「第九」と日本 出会いの歴史: 板東ドイツ人俘虜収容所の演奏会と文化活動の記録』、彩流社、2011。


(20세기 후반 서구의 흔한 논제였던 '클래식 음악의 종말‘이라는 맥락을 고려했던 것인지 모르겠지만) “클래식 음악은 언제 끝났을까“라는 제목 아래 저자 오카다 아케오는 클래식 음악사의 균열 시점을 1차세계대전 발발 즈음으로 설정해 서술하고 있다.


ㅡ 이 책은 2014년 1차대전 개전 백주년에 맞춰 2007년부터 (저자가 재직 중이던) 일본 교토대학 인문과학연구소에서 시작한 렉처 시리즈의 일부로 기획되었고, 같은 연구소 소속의 교수들을 중심으로 1차대전을 여러 각도에서 다룬 열 권 이상의 책이 함께 출간되었다.


그런데 막상 본문을 들여다 보면, 당시의 사례들을 나열해 놓고 있는 것 이외에 책 전체를 관통하는 일관성 있는 논점을 찾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1차대전의 관여국 중 하나였던 일본에서 진행한 연구임에도, 이 시기의 음악사를 유럽 지역에 한정하며 한 발 물러난 제3자의 입장에서 일관하고 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정확히 같은 시기 (1918년 6월) 일본에서는 베토벤의 9번 심포니(일명 다이쿠, 第九)가 처음으로 연주되었다. 연주 장소는 도쿄나 다른 대도시의 어느 공연장이 아닌, 일본 서남쪽 시코쿠 지방 토쿠시마현에 위치한 반도포로수용소(板東俘虜収容所)였다. 이 수용소는 당시 독일 식민지였던 중국 산둥반도의 칭다오에서 일본군과의 전투에 가담했던 약 5천명의 독일군을 포로로 수용했던 곳이다.


이 때 음악연주 뿐 아니라 연극이나 미술 전시 등 여러 방면의 문화 교류가 이루어졌다고 하는데, 이곳에서 (‘클래식 음악은 언제 끝났는가’라고 묻던 바로 그 시점에) 이루어진 베토벤 9번의 일본 초연은 오늘날까지도 대단한 의미의 시작점으로 기념되고 있다.


“다이쿠와 일본-만남의 역사”라는 제목만으로는 연구서나 논문처럼 오해할 수도 있겠지만, 책의 내용은 사진자료들과 악보, 편지 등이 중심인 일종의 화보집이다. 당시 반도수용소에 있었던 어느 독일군 포로의 딸이, 아버지가 생전에 남긴 자료들을 정리해 독일 본에 있는 베토벤 생가를 개조한 박물관(Beethoven-Haus Bonn)에 기증했고, 2009년 상반기에는 이곳에서 해당 기록들을 바탕으로 기획한 “음악의 힘”이라는 제목의 특별전이 열렸다고 한다.


이후 추가 자료들을 보완해 일본에서 출간된 결과물이 바로 이 책이다. 일본어 번역의 최종 감수는 아마추어 베토벤 연구자이면서 50년 간 베토벤 관련 우표 수집을 해 온 오오누마 유키오(大沼幸雄) 선생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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