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에 30살은 없었다

프롤로그: 29살과 31살 사이의 공백

by YOROJI

29세에 갑자기 떠난 유학

대학교 졸업 후, 감사하게도 바로 취업을 하게 되었다.

덕분에 앞만 보고 달렸고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다.

어느 평범한 여름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의 20대는 이제 끝이구나.

유럽여행 한번 해본 적 없지만, 갑자기 멀리 떠나고 싶었다.

이때가 아니면 평생 기회가 없을 것 같았다.

온전히 나의 의지로 내가 그동안 땀 흘려 번 돈으로 아일랜드행 티켓을 끊었다.


눈 떠보니 아일랜드

그 해 여름에, 이듬해 떠나는 티켓을 끊고, 더블린의 어느 어학원에 등록했다.

하지만 떠나고자 하는 열정이 묻힐 정도로 회사일이 바빴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6개월이나 지나있었고, 제대로 준비할 새 없이 갑자기 떠났다.

아일랜드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 (영화 once를 흥미 있게 봤던 정도...?)

더블린 공항에 도착했고, 이제는 말 그대로 실전이었다.

유창하지 않은 영어였지만 더듬거리며 택시를 잡았고, 간단한 스몰토크와 함께 홈스테이 가정에 도착했다.


아일랜드 엄마, 아빠

벌써 5년이나 지난 일이지만, 홈스테이 가정에 도착한 그날은 아직도 생생하다.

에메랄드 색 문을 가진 예쁜 2층 집이었는데, 문을 두드리자 짧은 커트 머리의 아일랜드 엄마가 반갑게 맞아주셨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영화에서나 볼 법한 따뜻한 햇살이 길게 들어와 거실에 있는 피아노를 비추는 따뜻한 집이었다.

거실에 있는 소파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식탁으로 옮겨와 아일랜드식 밀크티 한잔과 염소 치즈가 들어있는 토스트를 점심으로 준비해 주셨다.

좋은 홈스테이 가정을 만나는 것은 정말 복이라고 하던데, 잭팟이었다.


내 나이는 28

더블린에 와서 깨달은 게 있다.

한국에서 내 나이는 29였지만, 아일랜드에서는 28이었다. (좋잖아...?)

한국에 돌아왔을 때, 나는 31살이었고 내 인생에 30이라는 숫자는 없었다.

그 당시 나는 특별한 계획이나 명확한 목표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고,

무작정 유학을 떠나기에 결코 어리지 않은 나이었지만 용기를 냈다.

지금 다시 생각해 봐도 그때가 아니면 못했을 것 같다.


작은 용기를 내고 얻은 값진 경험

그때 티켓을 끊지 않았더라면, 만약 그때 생각만 하고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경험하지 못했을 것이다.

가끔은 무모하게 저질러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무엇인가 생각만 하고 도전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과감하게 한번 시도해 보길 바란다.

더욱 흥미로운 더블린 이야기는 앞으로 하나씩 기록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