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베리캠의 두 번째 기록
첫 번째 기록에서 계속..
이런 콘셉트의 프로젝트에서 부지(site)가 준비되어 있지 않다는 것은.. 아이디어만 충만한 사기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멋진 이야기를 떠들어봐야 결론적으로는.. 그런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지.. 그런데 그걸 어디서 할 건데?
Site를 찾는 것이 급선무였다.
그렇게 제주도에 내려와서 부동산에 알리고, 제주에 내려가면서 소개받은 분들에게도 제가 생각하는 기준에 맞는 2,000~3,000평의 공간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라고 나름의 홍보를 하고 다녔으나.. 제법 까다로운 기준이라 이런 조건을 만족하는 토지를 찾기가 쉽지 않았는데..
예를 들면, 마음에 드는 토지가 있다면 오수관이 연결되지 않아 불가하고, 온라인으로 봤을 때는 다 좋은데 돈사(돼지 기르는 축사)로 인해 방문해 보면 머리가 띵할 정도의 냄새가 난다던가... 개인적으로 목장을 인수해서 활용하고 싶었는데, 목장은 용도 변경이 아예 불가능하다던가.. 등등
공장에서 만들어내는 공산품이 아닌, 한정된 자원 "토지"는 그렇게 쉽게 내가 원하는 것을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
제주도를 구석구석 직접 운전하다가 발견한, "임대"라는 싸인과 전화번호를 보고 바로 차를 돌려 들어가서, 둘러보고는 이곳이 바로 베리캠이다!! 라는 마음에 들어서 마침 그곳에 계시던 땅 주인분에게 4장짜리 설명 자료를 보여드리고..결국은 그렇게 그곳이 바로 약속의 땅이 되었다는 것!
머리속에 그려둔 그림을 완벽하게 펼칠 수 있는 곳이었다.
그렇게 한 달도 안 되는 시기에 site를 결정하고 가계약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굉장히 흥미진진한 이야기인데.. 너무 짧게 압축한 느낌 ㅎㅎ)
2.5 주 정도 제주에 머무르면서 몇몇 사이트를 살펴본 결과는 일단 내가 부동산 거래에 대해서 너무 무지했고, 또한 까다로운 제약을 가지고 있는 제주도의 법규나 조례 (오수관, 하수관, 생태계 보전지구 등급 등등)에 대한 정보가 없었으며, 우리가 원하는 목적의 stay, cafe&restraurant, crossfit 등등을 하기 위해서는 토지에 대한 공부가 필요했다.
총 3분의 건축사를 만나서 cross check을 하고, 리스크를 파악해서 이것을 take 해야 할지? 아니면 아무리 좋은 site라고 해도 원하는 사업을 할 수 없다면 포기해야 할지? 등등 고민을 하게 되는데..
예를 들어 야영장 업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오수관 연결해야 허가가 나올 것이고.. 오수관 1m에 설치에 약 40~50만 원이며, 거리는 700M쯤 됨..(그럼 오수관에만 총 3억?) 그리고 그나마 제주도에서는 요즘 오수 처리 시설 한계가 와서 집 앞에 오수관이 지나가도 연결 안 해준다고 함.."
자...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사실 원하는 목적에 맞지 않는 토지라면 포기해야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애정이 있다면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그럴 때 생각의 전환이 나타나게 된다.
문제를 기회로 전환하기!
예를 들어.. 이 지역은 건폐율(건축면적의 대지면적에 대한 비율) 20%가 한도인데, 이미 10%가 넘는 건물이 있었고, tiny house 등을 설치한다면, 우리가 원하는 사이즈의 크로스핏 운동 시설을 만들기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그냥 아래 사진과 같이 야외에 설치하면 되겠다!! 싶었다.
이게 더 제주도스럽고, 베리캠스러운 게 아닐까? =)
또한 제주도에는 일 년의 50%인 180일 정도 비가 온다. Outdoor activity camp라는 콘셉트를 가지고 있는 베리캠에 비가 온다는 것은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런데 지금 생각은..
"그냥 비 맞고 놀면 되지!!"
자쿠지(Jacuzzi)나 사우나(Sauna)를 설치해서, 몸이 식지 않게 해 주고 비 맞으면서도 놀면 되는 것이다. 이 정도의 에너지 레벨이 있는 사람들이 와서 베리캠에서 그 에너지를 발산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너무 본인 생각만 하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ㅎㅎ)
그래서 다시 한번 결론적으로 베리캠이 운영될 site의 모습을 공유하자면..
전체 면적은 약 6,000평, 사이트 뒤쪽의 저 푸른 숲은 곶자왈인데 거기가 4,000평이고 나머지 2,000평에는 잔디가 깔려있고 건물이 있다. 단 베리캠이 원하는 조건들 중 하나만 제외된 것인데, 멀리 바다가 보이지 않는 것이지만.. 하지만 저 곶자왈이 모든 것을 말끔해 해소해 주었다. (요가의 성지가 될 듯.. ㅎㅎ)
그런 느낌 알까?
그냥 지도만 바라보고 있어도 흐뭇하다는.. ㅎㅎ 땅과 사랑에 빠진 느낌!
그렇게 2.5주 간의 길지도 짧지도 않은 출장이 마무리되고.. 사실 이 시간 내에 이런 site를 찾은 것은 하늘의 도움이 있었다며 스스로 생각하면서 가계약서 한 장을 들고 이제 서울행 비행기에 오르게 되는데..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