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아이들은 ,
튜닝하기를 정말이지 좋아한다.
본인들 표현으로 야무지게 튜닝과 도색이라고 어필을 하며 긍지에 똘똘 뭉친 얼굴로 자랑스레 이야기를 한다지만 실은 참말로 이렇게 거창한 단어를 써도 되나 싶은 솜씨이다.
( 이 마음이 그들에게 부디 전달되지 않기를 바란다)
그래도 그들의 표현을 빌어 가감 없이 하나하나 이야기해보겠다.
9살 작은 아이는 익숙하게 레고 튜닝을 즐긴다.
몇 시간 동안 애써 조립한 레고를 대뜸 거침없이 부숴내고, 번갈아 가며 변형해서 놀기를 즐긴다.
또한 이에 더불어 페인트 마카로 마침내 도색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는 본인의 설계대로 바꾸어 버린 레고 솜씨를 위풍당당 한 얼굴을 하고 가족들 앞에서 조잘조잘 사뭇 진지하게 뽐낸다.
"엄마, 아빠 어때? 멋지지? 이것 봐 여기에 내가 어쩌고 저쩌고 이러쿵저러쿵 이렇게 저렇게 레고 연구 잘했지? "
이때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답변을 들려줘야 한다.
"그래 멋져. 그럴싸하다. 아니 , 엄청 멋지네."
12살 큰 아이 또한 기본으로 레고 도색, 개조하기 즐기고 있으며,
더불어 그 외에도 몇 가지 흥미로워하는 저만의 작품 활동이 별도로 있다.
자전거 타는 것을 진심으로 좋아하는데 ,
설마 하니 그곳까지 돌연 손길을 뻗을 줄 정말이지 상상도 못 했다.
최근 튜닝 작업이 두고 보기 아찔할 정도로 한층 과감 해져서 그토록 아끼는 자전거에 기습적으로 하나둘 아슬아슬하게 튜닝해 나가기 시작하더니 ,
결국 페인트 마커로 프레임에 경계 없이 비장하고 거침없는 색칠을 해나가고 있다.
이를 두고 어찌 됐든 그는 도색 작업이라고 하였다.
모름지기 그에게 도색이란 거침없이 칠을 휘갈기는 작업으로 나름의 느낌이 있을 것이라며 애써 침착하게 생각해 본다.
하마터면 , 깜빡 잊을 뻔했다.
무선조종 RC카 몇 대의 모터, 바퀴, 프레임을 떼어내어 꽤나 익숙한 듯 과감하고 재빠른 손놀림으로 제각기 교체해버리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현대자동차 포니 프라모델 시리즈를 사부작사부작 조립할 때면 뒤이어 동력을 추가해 무선 조종이 가능한 RC카로 변신을 시켜 버리며 결정적 한방을 보여주는데 ,
"우와, 이건 어떻게 한 거길래 바퀴가 막 움직여지는 거야?"
신기한 재주라고 속으로 조용히 감탄하면서 알은체를 해보는 중이다.
한편으로는 굳이 어째서 라는 의문을 품으며 조금은 당황스러운 마음을 가져보기도 한다 .
"엄마, 이건 여기에 있던 것을 떼서 이쪽으로 합쳐주고 또 이렇게 저렇게 하면 간단하지. "
낯 빛에 자부심이 가득 찬 채로 조금 으스대며 아들이 대답을 해준다.
이쯤에서 사진을 첨부하여 번듯하게 공개하고싶은 마음이 굴뚝같긴 하나 그럴 수 없다. 눈치채셨겠지만 , 그들은 이내 해체되어 한낱 부품으로 소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아이들에게는 처음 상태 그대로 멀끔하고 예쁘게 보존된 애장품은 눈을 씻고 봐도 찾아보기 힘들고,
(이쯤 되니 지켜보는 내가 힘든 것인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분해, 조립하면서 안타깝게도 버려진 장난감들을 헤아려 보자면 나열할 수 없을 정도이다.
아무튼, 큰아이는 유치원생 때부터 초등 5학년이 된 지금껏 오래오래 일관되는 장래희망이 있는데,
바퀴 달린 것들을 참말로 좋아하는 그는 자동차 디자이너가 될 거라고 한다.
작은아이는 현재까지 몇 번을 수정했는지도 모를 셀 수 없을 분야의 장래희망을 가지고 있다.
이를테면 요리사, 화가, 소방관, 의사, 경찰, 버스 운전하는 아저씨, 낚시하는 남자, 빵집 주인 기타 등등 온통 기억해 낼 수 없는 나의 기억력이 조금은 안타깝다 .
훗날, 꿈꾸는 일들이 특별하지 않아도 괜찮다.
튜닝하는 아이들을 그저 바라봐 주듯 ,
그것을 행복하게 지속할 수 있도록 아빠와 엄마는 오래오래 따뜻하게 지지해 주고 지켜봐 주려한다.
왜냐하면 하나하나 배워가며 멋지게 성장하고 있는 그들의 거침없고 풍부한 매력 속으로 어쩐지 찬찬히 스며들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어떤 근사한 작업을 보여줄는지 그저 기다려본다.
(사진. 이미지 출처 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