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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잘지내니
By 나란 브런치 작가 . Apr 10. 2017

사장님, 나의 사장님.


4월의 주인공은 단연 벚꽃이다. 만개 후 작렬이 전사하는 것이 생의 목적인 양 구는 탓에 모두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꽃.


덕분에 사람에 대한 기대감은 줄어드는 달 아닌가 싶기도 하다. 특히 마지막 고용보험 납부를 앞둔 사람이라면, 그에게 왜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조차 관심을 갖기 어렵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더더욱 관심을 갖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지난주 목요일, 전 회사 사장님의 퇴임 소식을 들었다. 꼭 4년 전 이맘때 그곳에 사장님으로 오셨으니 퇴임도 이맘때가 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수순이다. 자연의 순리 뺨치는 비즈니스계의 순리 같은 것.


사장과 직원, 고용인과 피고용인 관계였던 시절, 그 시절 일개 사원이던 우리는 곧잘 마음이 이리저리 바뀌곤 했다. 오전에 누군가 “연임 안 하시면 우리는 어떻게 되는 거지?” 와 같은 이야기를 꺼내면 곧바로 2층 매점으로 달려가 그 다음 벌어질 수 있는 3-4가지 가능성을 논했다. 그러다 오후에 또 다른 누군가가 “연임이래요.. 그럼 우리는 어떻게 되는 거예요?” 하면 다시 매점으로 달려가 아무것도 벌어지지 않음에 대해 토로하며. 갈대 같은 마음을 다잡으며. 그렇게 몇 년을 함께했다.


처음 1년은 정말 작은 조직이었다. 오순도순 작게 함께 시작한 조직이었기에 사장님 비롯 팀원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다. 그다음 해 조직이 전부 이동하는 일이 있었고, 또 몇 해가 지난 지금은 모두 뿔뿔이 흩어져 다른 조직 또는 전혀 새로운 자리에 있다. 조직이 커지면서 각별했던 애정은 다들 숨겨버린 듯했다. 드러나면 반역이 되어버리는. 그런 애정이 존재하는 것 같았다. 직장에서 사장님, 동료를 대상으로 피어나는 애정은 그대로 드러내면 안 되는 건가?


그럼에도 나는 우리 조직에 대한 애정을 곧잘 드러내곤 했다. 결국에는 지금은 그곳을 떠났지만... 덕분에 사장님 퇴임 자리에 함께할 수 없게 되었지만.


전해 들은 바로는 고작 몇 분 만에 자리를 정리하셨다고 했다. 오순도순 시절 멤버 모두 그렇게 말했다.


모두 물리적 시간의 짧음을 이야기했지만 마음의 준비를 체 할 시간도 없었기에 그 상황이 빠르게 느껴지진 않았을까.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 느낀 감정이라 정도는 다르겠지만 결국 ‘아쉬움’, ‘먹먹함’ 등의 단어로 귀결되는 무언가를 느끼지 않았을까. 함께하지 못했던 터라 마음 한 구석탱이 공간을 잠깐 비워 이런저런 추측을 해본다.  그리고 적어본다.



오늘은 참 기쁜 날인데 슬프다.
기쁜 날이라 더욱 생각이 났다.
사장님 나의 사장님이.


사장님 나의 이희주 사장님,
4월에는 벚꽃 말고 사장님과 우리 멤버들을 기억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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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티자판 '탁탁' 글맛나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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