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하천길 산책하는 사람들
요즈음
수영장 가는 길 삼십 분을
하천 따라 걷는다
그 길엔 언제나
네 잎클로버를 고요히 찾는 이가 있고
손을 꼭 잡고 걷는
늙은 부부가 있다
휠체어에 노모를 태운 아들은
천천히
바람처럼
함께 걷는다
이어폰 낀 청년은
세상의 속도보다 더 빠르게
달리고
강아지와 걷는 어르신은
세상의 속도보다 더 느리게
미소 짓는다
운동기구에 몸을 기대어
서로 안부를 묻는 어르신들
그들만의 아침 모임은
하천의 하루를 연다
그러다 한여름 폭우로
물이 불어 하천이 닫히면
그 수많은 발걸음은
어디로 가 있을까?
누군가는 집 안 복도 끝에서
누군가는 오래된 추억 속에서
아직도 걷고 있진 않을까
물이 흐르듯
사람들도 그렇게
시간 속을 걷고 또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