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진리가 아닙니다.
군대는 불합리 합니다. 저의 의견은 그렇습니다.
가장 목소리를 내줘야 할 비판적 사고를 지닌 귀중한 장교들은 고급 장교로 가기 전 군대에 등을 돌립니다.
부사관은 가장 힘들고 불편한 일을 도맡아 함에도 평생 업무강도에 맞지 않는 낮은 급여를 받습니다.
병사는 인력부족과 인권 그 사이에서 그들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어느샌가 간부들의 끊임없는 감독이 필요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홍보영상, 포스터에서 접하는 자랑스러운 복무, 건강한 군대, 멋진 군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급격한 인력감소로 전 육군의 장병들은 업무량 증가로 신음하고 있음에도 근본적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은 전무한 상황.
인력부족의 화살을 직격으로 맞을 수밖에 없는 힘없고 경험 없는 소위, 하사를 포함한 젊은 간부들은 입대 1~2년 만에 의지가 꺾이고.
시대의 변화에도 리더십과 지침의 부재로 대다수 부대들은 10년, 20년 전의 부대운영을 간부로 때우기 식으로 반복.
사건과 사고는 끊이질 않으며 굵직한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보이는 책임을 보여야 하는 자들의 면피 행각.
이 책은 구성원으로서 의무와 개인의 삶 사이, 몸 담은 조직의 발전 또는 퇴보, 그것들 사이에 스민 내적 갈등의 흔적을 기록한 것입니다.
군대는 개인을 초월하는 단체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저의 글은 반대입니다. 한 사람의 시야에서 비롯된 한 조각의 생각을 제시하는 게 목적입니다. 그러니 제가 쓸 모든 문장에는 '이것이 과연 진리인가?'라는 의문이 따르게 될 것입니다. 개인의 경험과 배움이라는 것이 '진리'에 비한다면 얼마나 편협하고 하찮은 것인지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의 글로 누군가를 가르친다거나 강하게 주장하는 것은 스스로 경계하려 합니다.
개인의 경험은 한정적이고. 특히,
타인을 규정하기엔 미천할 정도입니다.
그저 저의 글이 마음에 든다면 다음 조각을 당신이 놓아주세요. 만약 그 반대라면 당신의 경험에 입각해서 판단하면 됩니다. 우리는 서로를 입증해 낼 수는 없겠지만 교류할 수는 있습니다.
이 책이 누군가를 상처 입히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오로지 다른 시선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개인의 기록 정도로 받아들여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