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스팟

새로운 질병

by 영쓰youngss

새로운 질병, 블라인드 스팟(Blind Spot)

처음 보면 쉬워 보인다.

탑뷰 시점, 단순한 구조, 7라운드 단판 승부.

“이거 금방 적응하겠는데?”라는 오만이 시작이다.

하지만 플레이 버튼을 누르는 순간,

게임은 온 신경을 조용히 갉아먹는다.

리그 오브 레전드가 마라톤이라면,

블라인드 스팟은 인터벌 전력 질주다. 그것도 7번.

롤이 30분 동안 서사를 쌓아 마지막 한타로 뒤집을 여지를 남겨둔다면,

이 게임은 7번의 시험을 연달아 치르게 만든다.

각 라운드가 곧 승패에 직결된 쪽지시험.

한 번의 클릭, 0.1초의 판단 미스,

그 사소함이 곧 패배 성적서가 된다.

5대5.

익숙한 숫자다.

그래서 자꾸 그 게임이 떠오른다.

하지만 이건 롤에 고추장을 바르고 불을 붙인 매운맛이다.

개인의 캐리력은 오히려 제한적이다.

첫라운드 3킬을 따도 승리를 말하기엔 시기상조.

대신, 매 라운드 “준수함”을 유지해야 한다.

폭발적인 영웅이 아니라,

흔들리지 않는 공무원이 되어야 한다.

이 게임은 당신을 영웅으로 만들지 않는다.

대신 책임자로 만든다.

문제는,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적은 분명 시야에 있었는데,

총알은 빗나가고

뒤에서 날아온 한 발에 쓰러진다.

시야는 넓은데 판단은 좁아진다.

정보는 많은데 확신은 없다.

그래서 이름이 맹점, 블라인드 스팟이다.

눈을 뜨고 있지만 보지 못한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읽지 못한다.

게임은 끊임없이 묻는다.


“너, 지금 보고 있는 게 진짜야?”


7라운드가 끝나면

손은 식은땀으로 젖어 있고

머릿속은 방금의 실수를 반복 재생한다.

‘그때 한 발만 더 빨랐으면.’

‘왜 그 코너를 체크 안 했지?’

‘내가 덜 죽었으면.’

패배는 팀의 것이지만,

아픔은 언제나 개인의 가슴에 꽂힌다.


그래서 이건 질병이다.

짧다.

그러나 농축되어 있다.

도파민은 짧게, 분노는 길게 남는다.

그리고 또 큐를 돌린다.

보이는 게 다가 아닌 게임.

게이머를 눈뜬 봉사로 만드는 게임.

맹점.

블라인드 스팟.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