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가감 없는 셀프 인터뷰

예술을 하는 데 학교가 필요한가

by 이영선

내가 오래전 그때로 돌아간다면,

나는 내가 이미 되어 있던 걸 확인하기 위해

20여 년이나 돌아서 학교 근처를 서성이는 일 따위는 결코 하지 않았을 것이다.


내 예술에 때가 묻고,

내 영혼에 먹물이 끼얹어지는 날들이 반복되었으며,

묻은 때를 닦아내고,

먹물을 정화하는 데 오랜 시간과 노력이 허비되었다.


나는 이미 단단하고 빛나는 보석이었다.


나는 나의 모습을 보고 싶었다.

그것은 나의 오만이거나

나에 대한 무지함에서 오는 열등감이었다.


거울이 없이도 내가 여기에 잘 있었는데,

온갖 왜곡된 거울들에 날 비춰보았고

그 왜곡되고 더러운 거울들은

내 모습이 그런 것이라고 내게 함부로 말을 던졌다.


내 모습을 비추는 것은 거울이 아니라

내 마음이 스스로 내게 묻는 질문에

대답을 하면 되는 것이었다.


너 지금 여기에 있니?


세상은 더러운 거울들이 가득 찬 세계와도 같다.

거울과 나를 혼동하지 않거나

자리를 피하거나

더 눈이 부시게 나를 거기에 대고 반짝이면 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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