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조각

음악의 힘

by 김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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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가요들을 듣다 보면 난 금세 잊고 있었던 오래된 감성에 젖어든다. 한 달 용돈을 아껴 헌책방에 쪼르르 달려가 빨간 표지의 아가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을 고르던 그때의 기대감, 5천 원 정도 했던 카세트테이프를 사서 비닐을 뜯고 속지에 적힌 노래 가사를 보면서 이어폰을 꽂던 말할 수 없이 컸던 만족감, 그 소소한 행복의 조각들이 모두 기억이 난다. 그때 나는 마치 시인이라도 된 것 같았고, 현실에서 누적되었던 스트레스에서도 잠시나마 해방받는 기분이었으며, 내 삶을 관조하며 주관적인 관점에서 비로소 객관성을 가질 수 있었다. 오늘 어쩌다가 들려온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를 들으니, 잃어버린 행복의 조각 하나를 찾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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