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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by 지혜여니

푸르름이 색을 입다

밝은 초록 잎들이

짙은 빛을 지나

어느새 노랗고 붉게 물든다


시끄럽던 매미 소리도

저멀리 떠나가듯

약해진 울음으로 변한다


뜨겁던 햇살은

흰 구름 뒤에 숨었다가

바람을 타고 멀리 흘러간다


여리고 나약했던 나도

시간에 채워져

어제보다 단단해진 나를 만난다


흐르는 강물을 멈출 수 없듯

지나가는 시간을 붙잡을 순 없지만

자연과 나는 그 흐름의 증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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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