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선아
참 흔한 이름이지. 한 반에 한두 명은 꼭 있었고, 동네 언니나 교회 동생 중에도 꼭 한 명은 있었던 이름. 하지만 그 흔한 이름의 테두리 안에서 우리가 통과해 온 시간은 결코 흔하지 않았어.
생각나니? 밤마다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며 좋아하는 노래가 나오기를 기다렸다가 재빨리 녹음 버튼을 누르던 손가락. 영어 단어를 빼곡하게 채우던 깜지와 밤늦게까지 교실을 지키던 야자의 불빛들. 도스 창의 깜빡이는 커서 앞에 앉아 파란 화면의 PC통신에 접속하며 설레하던 우리가 이제는 AI와 대화하며 하루를 설계하고 있네.
카세트테이프에서 스트리밍으로, 삐삐에서 스마트폰으로, 그리고 이제는 가상 세계와 인공지능까지. 우리는 인류 역사상 변화의 폭이 가장 컸던 지점을 맨몸으로 통과해 온 세대야. 그래서일까. 우리 X세대 언니들은 참 단단해. 아날로그의 낭만과 디지털의 효율을 동시에 경험하며 쌓아온 그 내공은 세상 그 어떤 매뉴얼보다 강력한 문제해결력이 되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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