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차에 들어선 구직의 시간.
빈 네모칸처럼 시간이 남아돈다. 바람에 정처 없이 날리는 검정 비닐봉지처럼, 마음도 방향 없이 떠다닌다. 어디엔가 단단히 매여 푹 몰입하고 싶어, 모 작가가 애정한다는 소설을 도서관에서 빌렸다. 하지만 누군가의 애정이 내 몰입을 보장해주진 않는다.
기대했던 몰입이 쉽게 일어나지 않았다. 책을 읽다가도 ‘아, 그거 뭐였지?’ 하고 검색하려고 자꾸 핸드폰에 손이 갔다. 하나를 묻고 나면 금세 또 다른 질문과 확인할 것들이 떠올랐다.
인터넷에 접속해 잠깐이면 풀어낼 수 있는 의문이니, 후딱 해결하고 다시 읽으면 된다는 생각이 더 부추긴다.
쳇GPT로 인해 광고를 거를 수고가 사라졌고, 결과 도출 속도는 빨라져서 그만큼 검색 빈도도 늘어났다.
‘잠깐만 확인하면 되지’라는 유혹은 달콤하고, 유혹이라기엔 무해해 보이기까지 하다.
밤에는 자다가 2~3시간 간격으로 깨곤 하는데 그때도 습관적으로 폰에 손이 간다. 그런 습관이 숙면을 방해하는 것을 알지만, 손은 어느새 폰을 찾아 더듬고 있다. 폰에 손을 올렸을 때야 ’그만’하고 멈추기도 한다.
2~3시간 사이에 새로운 정보도 위급한 정보도 없는데 의미 없는 들락거림을 반복한다.
어딘가에 닻을 내리지 못한 의식 상태에서 흘러 다니는 생각이 나에게 자꾸 충돌해 오고, 그 생각에 낚여 바로 반응하고 만다.
‘내일 약속시간에 도착하려면 몇 시 차를 타야 되지?’
‘a와 b의 차이는 뭐지?‘
’이 내용이 맞던가?‘
마음이 정처 없이 떠도는 상태일수록 떠오르는 물음표에 금세 반응한다. 심심하니 무엇에라도 훅 낚여버리고 싶은 마음인지도 모르겠다.
어제는 나름의 실험으로 폰을 거실에 두고 잠에 들었다. 간간이 깨었지만 깊은 잠을 잤다.
찰나의 참음, 내가 바라는 몰입으로 가는 길일지도 모르겠다.
제멋대로인 마음 훈련하기
평상시에 하는 아무 일이나 정해서 그것에 집중해 보세요. 당신이 정한 일에 주의를 집중하고, 또한 다른 것으로 주의가 옮겨가는 때도 알아차려 보세요.
주의가 산만해질 때까지 부드럽게 원래 정한 일에 주의를 다시 집중하세요. 그리고 이것을 반복하세요.
처음에는 이렇게 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훈련하면서 당신의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낸다면, 당신의 깨어남에 대해 엄청나게 가치 있는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육체적 긴장, 배고픔, 피곤함이 당신 주의를 산만하게 하나요?
<에니어그램의 지혜. 7유형 연습문제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