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일
최근 나를 잘 아는 동료A로부터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현지님, 동료B 닮은 것 같아요."
이게 뭐라고 온종일 기분이 좋았을까. 얼마전 동료C로부터 미모의 걸그룹 멤버를 닮았다는 말을 들었을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새삼 동료B의 매력이 궁금해졌고, 나름 삼단논법에 의거하여 몇 가지 결론을 내려보았다.
1. 동료B는 긍정적이고 활기차다.
2. 동료B는 매우 열정적이다.
3. 동료B는 어른이다.
공통점이라하면 1, 2번 즈음에서 그쳐야 하는 것이 맞다. 3번이야말로 동료B와의 가장 극명한 차이점이다.
평소 그가 주는 미주알고주알 같은 조언들이 내 삶에 치트키로 쓰인 적이 얼마나 많았나. 삶이 깜깜하다고 느낄 때, 이게 똥인지 된장인지 잘 모르겠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존재라 매번 쪼르르 달려가 일상을 통째로 일러바치곤 했다. 종종 보다 자주 그랬다.
이번에는 무려 어른 만렙을 책으로 증명해 보이기에 이르렀는데, 인생 쪼렙들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가혹한 단어의 조합. '어른의 일'
어른도 어렵고, 일도 어려운. 그래서 독립도 못 했고, 연애 경험도 많지 않고, 인생에 큰 굴곡도 넘지 못한 나는 잘 모르겠다. 그저 좋은 어른이 되는 지름길로 그의 삶을 책으로, 곁 너머로 지켜보는 일 밖에. 이런 행운이라도 얻을 수 있어 얼마나 감사한가.
동료B와 닮았다는 칭찬이 참 좋다.
다만 솔직히 고백하건대,
닮은 건 아니고 닮아가고 싶은 사람이다.
동료B, 곧 베스트셀러 작가, 어른 손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