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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란 Sep 25. 2024

사하라의 마법이 시작되는 곳, DAR MARHABA

나만의 행복을 찾아 떠난 길 위에서 써 내려간, 함께 만들어가는 이야기

언젠가 호텔을 운영하겠다는 꿈을 품고 새벽 네시부터 암모나이트 화석이 든 작은 가방을 메고 자전거로 사막길 5km를 달려 오후 네시까지 화석을 팔았다는 핫산. 어떤 날은 백디르함(만원)을 벌고 어떤 날은 이십 디르함을 벌고 어떤 날은 한 푼도 벌지 못한 채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는 핫산. 그렇게 조금씩 돈을 벌며 부모님 집에서 카우치서핑을 시작했고, 그때 이어진 인연들이 소개해 준 친구들에게 가이드를 해주고 재워주며 조금씩 꿈에 가까워져 갔다는 핫산. 화석이 든 작은 가방, 낙타 한 마리로 이어지던 기억도 나지 않을 밤낮 없는 오랜 시간 동안의 노력은 여행자들에게 따뜻한 쉴 공간을 내어주는 ‘DARMARHABA’(핫산네)로 이어졌다.


새벽에 도착하는 손님들에게도 풍족한 만찬을 제공하고, 숙박비를 받지도 않고 샤워를 하고 쉴 수 있게 해주는, 사막투어를 마치고 바로 떠날 손님에게도 샤워할 수 있게 방을 내어주고 아침을 주는 핫산네의 따뜻함은, 그저 사소한 것 하나하나에서조차 느껴지는 따뜻함은 모두 그런 그의 세월이 담긴 마음이었다.


숙취가 가시자마자 마신 캔맥주 때문인지 그냥 진짜 너무나 감동적인 그의 자수성가 이야기 때문인지 마음이 꽤 뭉클해졌다. 너무 많은 것이 주어진 채로 살아가느라 쉽게 포기하고 쉽게 단념하며 합리화하는 삶을 살았던 건 아닐까. 피할 데 없는 뜨거운 태양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조금씩 조금씩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간 핫산의 삶이, 이 사람의 세상이 마음속에서 크게 울린다. 그럼에도 불구, 한 달에 이곳 평균 월급인 천오백디르함을 받으며 일하겠냐는 핫산과 다시 와서 살면 베르베르 여권을 만들어주겠다는 세이드에게 절대 빈말로도 알겠다고 답하지 못한 나는.. 이미 자본주의 맛을 볼 대로 본 자낳괴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정말로 그렇게 살아보고 싶기도 하다는 생각이 살짝 스쳐 지나간다는 건.. 아직 자낳괴를 벗어날 수 있는 희망이 있다는 거겠지?


기약할 수 없지만 그래도 언젠가 한국의 라면스프와 온갖 조미료를 한 아름 품고 핫산네로 돌아올 수 있을 거라 기약해 본다.



Shukran bijabf

Hassan, Said, Ayub, Mustapha, Sarah...


한 번쯤은 이루어지길.. 사하라 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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