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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중력지대 성북 Feb 19. 2020

전시기획_
공간에서의 삶을 상상하는 청년들

청년시민발견 모임트랙 ‘TBT’

2019년 한 해 동안 무중력지대 성북(무중력지대 성북@아리랑고개, 이하 무지랑)은 사회의 중력에서 벗어나 삶의 궤적을 그리는 청년들을 만났습니다. 한해의 소중한 만남을 담아 이들 청년의 이야기가 모두의 경험이 되도록 공유합니다. 


이번에는 사회·세대·도시의 문제를 커뮤니티의 움직임으로 풀어가려는 청년들의 시도를 지지하는 청년시민발견, 성북지역을 기반으로 주거 문제에 대한 아카이빙 전시를 진행한 'TBT'의 이야기를 살펴봅니다. 



인터뷰 참가자: 고은빛, 조혜민, 허다은, 김은준, 이지희, 김시현

관심/주제: 청년세대가 마주한 사회문제를 일상의 시선으로 바라보기

참여사업: 청년시민발견

홈페이지/SNS: Instagram @muru_art




내 삶에서 주거에 대해 어떤 방향으로 생각할지 고민해봤으면 좋겠어요.

Q. 다들 반가워요! 모인 분들은 자기소개를 해주시겠어요?

혜민: 프로젝트의 전체적인 구상과 기획, 전시 디자인 맡은 조혜민입니다.

은빛: 프로젝트에서 개인 작업과 더불어, 기획과 진행 총괄을 담당한 고은빛입니다. 

은준: 전시에서 사운드 작업을 진행한 김은준입니다.  

다은: 전시에서 설치 작업을 진행한 허다은입니다.

시현: 전시에서 퍼포먼스, 영상 작업을 진행한 김시현입니다.

지희: 전시에서 영상 작업을 진행한 이지희입니다.


Q. 팀원분들을 만나뵀을 때 TBT라는 팀의 이름이 특이하다고 생각했어요.

다은: 직역하면 ‘목요일을 회상한다(Throwback Thursday)’는 뜻인데, 과거를 떠올리며 즐긴다는 인스타그램 해시태그예요. 팀의 시작일이 우연히 목요일이기도 했고, 저희가 진행하는 프로젝트에서 기록과 회상이 중요한 키워드라 팀명으로 정했습니다. 해시태그의 가벼운 느낌도 좋았고요.


Q. 팀 스스로를 어떻게 소개하고 싶어요?

혜민: 이번 저희 팀은 ‘주거’라는 큰 주제에 대해 아카이브를 진행하는 프로젝트 그룹이에요. 해당 주제에 대한 자료를 모으고 기록하고 이 주제에 관심 있는 사람들과 저희의 기록을 공유하는 활동을 해요.


은빛: 저희 팀은 청년들이 일상에서 마주치는 문제들을 다뤄요.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해당 문제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제시하려고 노력하는 활동을 주로 해요. 


Q. 청년시민발견에서 TBT가 진행하는 프로젝트의 주제는 무엇인가요?

은빛: 청년들의 주거에 대한 이야기를 다뤄요. 주변에서 많이 마주치는 주제이기도 하죠. 재개발 등 현재 지역 이슈가 있는 성북 지역을 첫 번째 주제로 다뤘어요. 


Q. 왜 해당 주제에 관심을 기울이게 됐나요?

혜민: 내가 이 공간에서 어떤 삶을 살아야겠다, 이런 고민을 구체적으로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동기였어요. 스스로의 경험을 돌이켜볼 때 주거 정책을 살펴보거나 집을 보러 다니기도 했는데요. 그 과정에서 내가 어떤 조건의 집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더라고요. ‘역세권’처럼 집을 구할 때 의례 많이 얘기되는 요소 외에 주거에 대해 구체적으로 고민해보지 않은 거죠. 이런 부분을 친구들과 이야기해보니 다들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더라고요. 


Q. 주제에 대한 리서치 방식과 리서치 결과 알게 된 내용에 대해 공유해주세요.

다은: 먼저 프로젝트 초반에 성북구에 오랫동안 거주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했어요. 실제로 성북에 오랫동안 거주하면서 느꼈던 점들을 인터뷰하고, 인터뷰 내용을 일대기 순으로 정리했어요. 인터뷰 내용은 프로젝트 진행에 길라잡이 역할을 했어요.

지희: SNS나 지역신문, 인터넷 등을 통해서도 관련 주제를 다룬 내용들을 모았어요.

은빛: 이렇게 수집한 자료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이를 바탕으로 작업 방향을 진행해 나갔어요.



Q. 프로젝트 과정에서의 즐거움, 혹은 어려웠던 점에 대해 알려주세요.

다은: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 팀 회의를 진행했어요. 4학년 졸업반이라 시간을 많이 쏟을 수 없는 친구들도 있었거든요. 이번 프로젝트 때 자주 만나진 않았지만, 함께 오래 작업한 팀이라 주 1회 모임으로도 괜찮았던 것 같아요. 전에 진행했던 프로젝트의 경우 일주일에 매일 만났던 경험도 있어요.


은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시각 작업을 하는 친구와 합을 맞춰가는 게 재밌었어요. 저처럼 음악 하는 사람들은 협업이 익숙하지 않았거든요. 작업이란 게 한순간에 이뤄지기보다는 사람들이 모여 차분하게 하나씩 만들어가는 거더라고요. 

혜민: 자비로는 프로젝트를 안 하는 게 저희 원칙이에요. 공간과 금액이 지원된 덕에 프로젝트를 수월하게 진행했답니다. 


Q.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생긴 생각의 변화가 있었나요?

다은: 주거 문제가 처음 관심을 가질 때보다 훨씬 복잡하다고 느껴져요. 지역이란 게 재개발되고 없어지면 거기서 끝인 줄 알았거든요. 지역의 다양한 소스를 찾다 보니 그 안에서 재개발에 대한 소리 없는 외침이 끊임없이 있는 거죠. 그런 부분에 계속 관심을 기울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재개발된 공간에서도 그 지역만의 특색이나 상징을 보존시키는데, 그런 부분에 계속 주목하고 싶어요. 



Q. 이번 프로젝트의 결과물로 전시를 진행했지요. 어떻게 구성됐으며 전시에 대한 반응은 어땠나요?

혜민: 총 여섯 명의 작가가 프로젝트를 통해 진행한 작업으로 전시를 구성했어요. 전시 타이틀은 <집과 집>이에요. 이 전시는 성북에서 평생을 살아온 인물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한 공간 안에서 각각의 작가가 생각하는 주거의 형태를 영상, 퍼포먼스, 사운드 아트, 리사이클 아트 등으로 풀어냈어요. 주거에 대한 고민은 삶의 방향에 대한 고민이기도 해요. 집은 삶이 들어와 안착하는 공간으로 <집과 집>은 물리적인 집을 넘어 집과 삶 사이에 어떤 관계성이 있는지 그 형태를 구체적으로 파헤쳐보고자 했어요.


은빛:  전시 오프닝을 할 때 지나가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이 방문해주셔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어요. ‘주거’라는 주제가 누구나 겪는 보편적인 주제이기 때문인지, 공감도 많이 해주시고 자신의 이야기를 말씀해주시는 분도 계셨어요. 



Q. 팀원들이 일을 스스로 계획하고 끝까지 해낸 과정이 대단하다고 느껴져요. 계속 함께 해낼 수 있었던 힘은 어디서 생겼을까요?


혜민: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현실적인 부분에 대해 많이 고민한 게 도움이 됐어요. 지원을 받을 때 예산과 홍보 일정 등 구체적인 부분에 대해 고민하는 것도 필요하죠. 혼자 혹은 소수로는 프로젝트의 힘이 빠지는 경우가 있었는데요. 다 같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니 힘을 낼 수 있었어요. 


은빛: 비슷한 생각인데요. 팀이 매번 프로젝트를 할 때마다 단 한 사람이 주인공인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저만 하는 게 아니라 주변 친구들이 도와주는 식이죠. 함께 도우며 공동의 결과물을 만들어가는 거예요. 전시를 올릴 수 있었던 건 어느 한 사람이 뛰어나거나 그 사람을 밀어주는 게 아니라 같이 진행해나가는 일이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끝까지 해낼 수 있었던 걸 거예요. 좋은 과정이 쌓여 좋은 결과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해요.


은준: 팀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끌어주는 사람의 역할도 필요한 거 같아요. 그 힘이 없으면 다 같이 쓰러지더라고요. 꾸준히 뭔가를 유지하고 작업할 때 그 텐션을 유지하는 게 관건이에요. 그리고 서로의 역할을 유동적으로 운영하는 것도 도움이 돼요. 한 명이 사정으로 빠지게 됐을 때, 역할이 고정되면 그 사람과 역할 자체가 사라지게 되거든요. 그러면 규모가 작은 팀은 와해되기 쉬워요.



Q. 이번 프로젝트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혜민: 사람들이 스스로 어떤 주거를 원하는지, 내 삶에서 주거에 대해 어떤 방향으로 생각할지 고민해봤으면 좋겠어요. 집에 대한 고민은 그 집에서 살아갈 삶의 형태에 대한 고민이라고 생각해요. 나의 삶에 필요한 주거 형태를 바탕으로 어떤 삶을 살아갈지 같이 고민하고 공유하면 좋겠어요.


Q. 앞으로의 계획을 알려주세요.

은빛: 서울 내 지역 이슈가 있는 지역에서 비슷한 프로세스로 프로젝트를 이어나가고 싶어요. 더 많은 사람과도 함께하고 싶고요. 새로운 만남을 언제나 환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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