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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중력지대 성북 Feb 24. 2020

사회활동_ 유기견에 대한
동정의 시선 걷어내기

청년시민발견 개인트랙 '이윤현'

2019년 한 해 동안 무중력지대 성북(무중력지대 성북@아리랑고개, 이하 무지랑)은 사회의 중력에서 벗어나 삶의 궤적을 그리는 청년들을 만났습니다. 한해의 소중한 만남을 담아 이들 청년의 이야기가 모두의 경험이 되도록 공유합니다. 


이번에는 사회·세대·도시의 문제를 커뮤니티의 움직임으로 풀어가려는 청년들의 시도를 지지하는 청년시민발견, 그중 유기견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유기견 동정타파 캠페인’을 진행한 이윤현님을 만났습니다.



인터뷰 참가자: 이윤현

관심/주제: 유기견을 보는 사회의 시선 개선하기

참여사업: 청년시민발견 

홈페이지/SNS: Instagram @cloudhand_33




“그들이 우리에게 긍정적 부분을 가져다줄 수도,
우리가 그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어요.” 

Q. 윤현님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한번 사는 인생에서 해보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 혹은 철없는 사람이라고 말하곤 해요. 큰돈을 벌지 않아도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행복을 느끼면서 살고 싶어 하는 사람입니다. 해보고 싶은 일의 하나로, 항상 강아지 관련된 문제에 관심이 많아요.


Q. 유기견을 입양해 키우고 계신 걸로 알아요. 이번 청년시민발견에서 시도하는 프로젝트도 ‘유기견 동정타파 캠페인’이라는 프로젝트고요. 혹시 프로젝트를 시작한 계기가 개인 경험에서 비롯된 걸까요?

강아지를 좋아해서 키워오다가 성인이 된 후에는 유기견을 입양해 키웠어요. 제가 한창 우울했을 때 그 친구와 함께 생활한 것만으로도 상태가 괜찮아진 경험이 있죠. 지금은 이렇게 유기견 관련 캠페인 프로젝트를 기획할 정도로 마음이 많이 회복되는 경험을 했어요. 해외에는 동물매개 치료라는 분야가 있어 동물들을 치료견으로 많이 활용하는 편이더라고요. 한국에서는 아직 미미한 분야인데 이걸 벤치마킹해서 풀어보면 어떨까 하고 생각하게 됐어요.  


Q. 한국에도 치료견이 있나요?

있긴 해요. 우리나라에서 치료견이 되려면 새로 강아지를 태어나게 해서 강아지의 성격과 자질을 테스트해요. 기준치에 안 맞으면 그 친구는 펫 샵이나 공장에 가야 하는 거예요. 굳이 새로 태어나게 해서 자질이 없다고 버려지는 일은 안 생겼으면 싶더라고요. 유기견들에게 치료견의 역할을 하게 하면 어떨까 싶어서 이번 청년시민발견에서 유기견 동정타파 캠페인을 진행했어요. 


Q. 동물에게도 도움이 되겠지만, 윤현님에게 치료견이 사람에게도 좋다는 확신이 있었나 봐요. 

치료견들은 주로 재활치료 분야에서 활동해요. 근육 부상이 있는 사람들은 공을 던지기가 힘든데, 치료견들과 공 던지기 놀이를 하면 동물에게는 놀이이자 사람에게는 재활이 되는 식이죠. 외국의 호스피스 병동에서는 더 이상의 약물치료가 불가능한 환자에게 유기견을 곁에 뒀다가 일정 기간 동안 암세포가 줄어들었다는 보고도 있어요. 


Q. 청년시민발견으로 참여한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유기견 동정타파 캠페인이라는 이름으로 유기견들과 함께 산책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유기견을 키우거나 키울 예정인 분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기도 했고요. 안타까운 마음에 유기견을 데려오신 분들이 많은데, 정작 데리고 온 후의 문제행동을 보고 당황해서 파양 하는 분들도 있어요. 그런 상황을 줄이기 위한 행사를 기획했어요. 프로젝트 참가자들을 20~30대 직장 초년생이나 취업준비생, 마음이 힘든 분들을 대상으로 예상했는데요. 생각보다 연령대 있는 분들이나 아이와 같이 오는 부모님들도 많았습니다. 



강의의 경우 유기견들에게 다가가는 법, 인사하는 법, 만지는 법, 리드 줄 잡는 법, 유기견들과 함께 발맞추는 법 등을 공유했고요. 겁을 먹어서 안 걸어간다거나 너무 빨리 가는 등의 유기견 행동에 대한 이유와 대처방법을 알아갔어요. 


Q. 청년시민발견의 프로젝트로 참여하면서 어떤 점이 좋았어요?

아무리 내 일이라 해도 강제성을 띄지 않으면 느슨해지는 부분들이 있어요. 혼자 할 때는 SNS 계정에 글을 올리는 것도 하다 말곤 하거든요. 청년시민발견에 참여하면서는 약간의 강제성을 띄게 되면서 계획에 맞춰 프로젝트를 진행하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그 과정에서 산책할 때 줄 수 있는 굿즈 목록을 작성하고 직접 발품 팔아가는 식의 과정이 재미있었어요. 


Q. 참여자 반응 중 인상 깊은 기억을 꼽는다면요?

유기견들을 보면 귀엽다고 우시는 분도 있었고, 아이와 같이 온 엄마였는데 아이의 성격 발달에 이런 프로그램이 도움되겠다고 말씀해주신 분도 있었죠. 원래 동물을 잘 안 좋아했는데 프로젝트를 함께 참여하면서 강아지가 무척 좋아졌다고 말씀해주신 분도 기억에 남아요. 


Q. 프로그램에 참여한 유기견들의 변화도 있었나요?

양평의 보호소에 있는 강아지인데 꼬리를 숨기거나 사람과 눈을 잘 안 마주치려 했어요. 땅을 밟아본 적도 없어서 몇 발자국 걷다가 무서워하기도 했고요. 간식을 주고 산책을 하다 보니 나중에는 그 강아지가 웃기도 하고 먼저 사람한테 가서 만져달라고도 하더라고요. 그렇게 애교 많은 친구인지 전에는 몰랐어요. 


Q. 이번 시도를 통해 성장한 윤현님의 모습에 응원을 보내고 싶습니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짧게는 1년, 길면 3년 후에 어떤 모습으로 성장해 있을지 상상해본 적 있나요?

창업을 고민하는 다른 친구와 서로의 활동을 모니터링해주기로 했거든요. 그런 응원에 힘입는다면 1년 뒤에는 지금과 같은 활동들이 많이 쌓여 있지 않을까 싶어요. 3년 후에는 제가 직접 유기견을 몇 마리 입양해 동물매개 놀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활동하고 있을 것 같아요. 좀 더 다듬어지고 발전한 모습으로요. 어느 정도 자리를 잡기까지는 계속 혼자서 꿈꾸며 나아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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