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요즘 라이프스타일
by 요즘 Jun 07. 2018

밤 11시, 체중계에 오르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밤 11시에 젓가락을 들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숫자 '11'은 젓가락질하고 싶게 만든다


밤 11시. 숫자 '11'. 머릿속에 뭔가 떠오른다.


젓가락. 젓가락이다. 빼빼로라고 말했다면 아직 매년 11월 11일마다 빼빼로데이를 챙길 확률이 높은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데에 당신을 칭찬하고 싶다. 아무튼, 나도 밤 11시가 되면 젓가락이 떠오른다. 단순히 젓가락 한 벌이 떠오르고 마는 것이 아니고 숫자 '11'이 보다 실존적인 의미로 다가온다. 손으로 젓가락을 꼭 잡고 젓가락질을 하고 싶은 욕구가 배에서부터 끓어오른다. 그렇다. 배가 고픈 것이다. 나는 밤 11시가 되면 배가 고프다.


잔뜩 사서 내동실에 넣고 생각날 때 꺼내 먹는 고향만두 샤오롱


모모에게도 이 증상은 나타나고 있고, '1+1=2'라는 수학적 한계를 넘어서며 둘이서 '3' 또는 종종 '4' 인분을 먹어치우는 날이 생겨났다. 그러면서 점차 우리 둘은 전에 없던 먹을 게 넘치는 세상에서 배 나온 인간이 되어 가고 있다. '배가 나온 인간'이란 이데아로 향하려는 뜻이 있었다면 아무렇지 않았을 텐데, 뜻을 두지 않았으면서도 저절로 이루어가는, 어쩌면 신의 경지와 같은 품위와 속도로 말이다.


얄궂은 인생.



밤 11시 먹부림 잠재우는 몸무게 재기


멈춰야 했다.


야식을 끊고 운동을 하고, 원래의 건강한 몸으로 돌아가야 했다. 그래야만 인생에서 단 하나 목표로 삼은 것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았다. 120살까지 둘이서 손잡고 전국의 벚꽃을 보러 다니는 건강한 노년을 위해서. 물론 당장 작년에 잘 입고 다닌 정장바지가 곧 안 맞을 듯한 예감이 들어서이기도 했다.


화장실 문에 매달아서 으쌰으쌰


결단을 내리고, 모모는 호기롭게 필라테스학원에 2달치 수강료를 일시불로 선납하고 매주 2~3번씩 열정적으로 기구와 씨름하고 있다. 나는 집에서 모모 것까지 보라색 요가매트 2장을 넓게 깔아 놓고 온갖 맨몸운동과 줄을 이용한 전신저항운동인 TRX에 집중하고 있다. 둘 다 전신운동을 기본으로 하지만, 모모는 상체에 더 집중하고 나는 하체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우리 둘 다 아~주 오랜만에 제대로 운동을 하다 보니 요즘 아침에 일어나면 이전과 다르게 하품이 아닌 신음부터 내뱉는다. "아고고고..." 모모는 등이 결려서, 나는 허벅지가 뻐근해서.


그 고통을 훈장처럼 여기고, 우리 둘은 '드디어 우리가 운동을!'이라며 자축했다. 이전처럼 축하주를 마실 수 없는 노릇이었다. 밤 11시에 먹던 습관을 버리지 못하면 운동한다고 쓴 돈은 돈대로 잃고 시간도 쓸모없어지고 마는 자폭에 이르는 길이라는 데에 나와 모모는 동의했다. 매일 밤 11시, 우리의 허기가 일으키는 반란을 통제할 묘수가 필요했다.


그래서 매일 밤 11시에 같이 몸무게를 재기로 했다.


운동을 격렬히 하고 나서 아무리 배가 고프더라도 절대로 젓가락을 들지 않겠다, 입에 음식을 넣지 않겠다, 나의 체중을 지키고 운동에 쓴 돈과 시간을 잃지 않겠다, 즉 노동의 결실을 헛되이 낭비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셈이다. 혹여나 그 결실을 조금 낭비했더라도 체중계에 오르면 비로소 그 흔적들이 눈에 보일 테니 반성하고.



데면데면하게 샤오미 체중계에 올라섰다

(오른쪽부터) 샤오미 미스케일, 자주 쓰레기통, 이케아 빨래바구니


쓰레기통 옆에서 있는 듯 없는 듯 자리하고 있던 샤오미 미스케일(제가 가진 건 1시리즈인데, 샤오미 공식 홈페이지에 1시리즈에 대한 제품 소개가 없어서 2시리즈로 대신 링크를 연결했어요. 더 좋은 거.). 다행히 잘 작동했다. 발판에 쌓인 먼지를 물티슈로 잘 닦아 내고, 대학교 OT에서 그러하듯 이리저리 톺아보며 얼굴을 익혔다. 이제 우리는 친하게 지내야 하니까. 매일 밤 11시에 만날 거니까.


그리고 기왕에 도움을 받는 김에 지금 하고 있는 운동과 밤 11시 금식의 효과를 '미 피트(Mi fit)' 앱을 이용해서 체계적으로 기록해 나가기로 했다.


기기 연결할 때 / 몸무게 잴 때(시크릿)


미 피트는 샤오미의 기기들과 연결해서 건강 데이터를 측정 및 기록할 수 있는 건강관리 앱이다. 갤럭시든 아이폰이든 모두 이용할 수 있다. 걸음 수를 기록하고, 달리기나 사이클링 같은 활동을 할 때 거리와 시간을 잴 수도 있고, 샤오미의 다른 기기들과 연결하면 더 다양한 건강 데이터를 측정하고 기록할 수 있다.


앱에 접속하고 로그인하면, 체중계를 평평한 곳에 두고 올라서라는 안내 메시지가 뜬다. 올라서면 내 체중을 측정하면서 내 아이폰과 자기를 연결한다. 이걸로 둘의 연결은 끝. 아주 간단하다.


최대 150kg 주의


다음으로 미스케일과 미 피트를 사용하는 몇 가지 방법을 설명하는데 첫 번째 소개하는 게 가장 눈에 띄었다. 스마트폰이 없어서 미 피트 앱을 구동할 수 없을 때라도 체중계에 올라서면 미스케일이 데이터를 저장해놨다가 나중에 스마트폰과 10m 이하로 거리가 가까워졌을 때 자동으로 그 체중 데이터를 동기화하는 기능이다. 집에서만 몸무게를 잴 테고, 우리집이 고작 12평 투룸이기 때문에 아이폰과 미스케일 사이 거리가 10m를 벗어날 일이 거의 없어 보이지만, 아무튼 언제든 몸무게를 재 두면 다 기록할 수 있다는 거니까 유용한 듯한 느낌.


음식을 먹을 때마다 몸무게를 재놓고, 햄버거는 먹으면 몇 그람 찌고 돈까스는 몇 그람 찌고 콩나물국밥은 몇 그람 몸이 부는지 기록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오호라... (근데 의미가 있는 건가?)



특히 오늘 같이 주말도 아닌데 쉬는 날이 가장 위험하다. 왠지 뭐라도 먹고 포만감에 잠이 들어야 제대로 쉰 것 같은 기분이 나는 이상한 심리.


그 욕구를 뿌리치고, 오늘 밤 11시에 몸무게를 재리라!

keyword
magazine 요즘 라이프스타일
순진한 요즘 속마음
댓글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