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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nder kimmmy Apr 22. 2018

젓가락으로 친절을 베풀지 마세요

일본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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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처음으로 사귄 한국인 친구가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알게 된 언니인데, 일본인 남편과 결혼한 국제커플이다. 공통사는 아마도 국제커플이라는 것 하나일지도 모르겠지만 외로운 타지에서 친숙한 언어와 소재로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친구가 될 수 있었다. 

오늘은 언니 가족과 단골 스시집에서 저녁을 함께 하기로 했다. 열심히 젓가락질과 함께 수다를 떠는 중, 언니 남편분이 겹겹이 쌓여있는 생강을 집기 위해 노력 중인걸 보게 됐다. 나는 평소 습관처럼 젓가락을 들고 생강 집는 걸 도와주려다가 순간 멈칫했다.


'아... 아직 젓가락으로 음식을 건네 줄 정도로 편하진 않은데... '

나의 젓가락이 갈팡질팡하는 것을 본 그는 일본의 젓가락 문화에 대해 알려주기 시작했다.

"일본에서는 젓가락으로 음식을 건네주거나 받으면 안 돼요."

"엇! 나 방금 생강 떼는 거 도와주려고 했는데… 근데, 왜 안돼요?"

"일본 장례식에서 젓가락에서 젓가락으로 유골을 전달하는 의식이 있거든요. 그래서 지금처럼 도와주기 위해 음식을 두고 젓가락이 닿는다거나, 옮겨주는 행동이 죽음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절대 하면 안 되는 행위에 속해요."


한국에서는 가족끼리, 또는 친구끼리 젓가락으로 음식 자르는 걸 도와주거나 건네주는게 친절한 행동인데, 일본에서는 좋지 않은 행동이라니... 언니 부부와 저녁을 먹은 뒤 일본의 젓가락 예절에 대해 더 알아보니, 이밖에도 한국에서는 무심코 많이 하는 행동이 일본 예절에 어긋나는 것들이 참 많았다. 언젠가, '한국이랑 일본은 참 비슷한것 같아요' 라는 내 말에 '일본에 오래 살다 보면, 서로가 정말 많이 다르다는 걸 느끼게 될 거예요~'라는 언니의 말이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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