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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nder kimmmy Feb 25. 2019

열정의 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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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전 우리가 데이트할 적에, 남편은 무거운 DSLR 사진기를 들고 다니며 좋은 사진들을 많이 찍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남편은 사진기도 잘 가지고 다니지 않고, 여행을 할 때도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는다. 사진을 적극적으로 찍어보라고, 여러 번 부추겨 봤지만, 애매모호한 대답만 해왔었다. 어느날 밤 나는 남편에게 사진 이야기를 다시 꺼냈다. 


'오늘 남편 인스타에 올린 사진들 보고 감동받았어. 사진 찍는 거, 다시 시작해보는 게 어때?'

"사진은 좋아하지만 그다지 열정은 없는 것 같아... 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도 열정이 없는걸?."

"뭐라고!? 왜! 왜 없어!? 학교일에도 적극적이고, 학교 학생들 칭찬을 하도 하길래 열정이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냥 내 일이니까.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니까 하는 거야. 큰 열정은 없어"

"그럼... 남편은 무엇에 열정이 있어?"

"음... 우리딸의 아빠가 되는 일?!"

"하하하... 그리고?"

"아...아내! 아니 남편이 되는 일이지~"


남편은 현재 일본에 있는 국제학교에서 고등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미국에서도 일반 고등학교 선생님이었는데, 지금 다니는 학교가 IB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교라서 경험과 경력을 위해 이직을 선택했다. 남편은 현 직장에 큰 만족을 느낀다고 했다. 열정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학생들, 그리고 학교의 가족같은 분위기나 근무 환경도 마음에 든다고 했다. 고국인 미국이 돌아가지 않고 일본에 계속 살고 싶다고 이야기 할 정도로 좋아한다. 난 그가 선생님이란 직업에 열정이 있다고 생각한다. 항상 더 나은 수업을 위해 노력하고 커리어의 발전을 위해 이민까지 결정한걸 보면, 열정의 힘이 그를 움직이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다만 그 열정의 온도가 적당한 몸의 온도와 같아서 못 알아차리고 있는 게 아닐까? 살이 델 정도로 뜨거운 열정만이 진정한 열정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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