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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nder kimmmy Apr 24. 2019

일본 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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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어릴 적부터 치과에 가지 않기 위해 단것을 피하고 귀찮음을 이겨내며 칫솔질을 해왔다. 성인이 된후로는 단것을 좋아하고 가끔은 대충 칫솔질을 하는 대신 치과에 자주 가려고 노력한다. 어릴 때도 이 방법이 더 나은 줄 알았다면 달달함을 더 즐겼을 텐데, 아쉽다.


한국을 떠나 해외에 살면서는 비싼 치료비를 핑계로 한국행 티켓을 끊기까지 치과에 가는 걸 미뤄왔는데, 웬일인지 한 달 남짓 한국 방문을 앞두고 있었는 데에도 오늘은 치과에 가야겠다는 결심이 들었다. 급하게 영어가 가능한 치과를 알아보고, 예약이 필요하지 않다고 해서 바로 집을 나섰다.

산노미야역 근처에 있는 치과였는데, 내부는 엄청 작고 초라했다. 그래도 영어에 능통해 보이는 할머니 간호사와 대화는 가능한 의사 선생님이 계셔서 다행이었다. 


'뭐라고 설명하는지 이해가 가야 과잉 치료를 권하는지 알아챌 수가 있을 테니까...'


며칠 전부터 음식을 씹을 때 통증이 느껴지는 치아를 보여드렸는데, 육안으로는 충치가 보이지 않는다고 엑스레이를 찍자고 하셨다. 간호사 선생님이 나를 치료실 구석에 있는 일인용 장롱 안으로 인도했다.


"여기 앉아서 이거 꽉 물고 눈 감으세요~"

"아... 네."

한참을 눈을 감고 장롱 같은 좁은 상자 안에 앉아있으니 두려움이 몰려왔다.


'왜 이렇게 오래 걸리지? 제발... 빨리 좀...'


불안해서 눈이라도 뜨고 싶은데 언제 기계가 돌아갈지 몰라서 꼭 감은채 주변소리에 집중하니 더 초조해지고 손에서는 땀이 났다. 곧 기분 나쁜 기계소리와 함께 감은 눈 앞으로 무언가 움직이면서 공포가 극대화되었다.

그 순간 일본 군인들이 한국인들을 작은 상자 안에 넣고 고문했다는 역사의 장면들이 떠올랐다.


'이 순간에 왜 하필...'


검사비로만 2100엔을 내고 치과를 나오는데, 왠지 한국의 열사들이 떠오르며 진한 애국심이 들었다. 


'앞으로 치과는 한국으로 다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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