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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nder kimmmy Aug 20. 2019

여행의 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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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가끔씩 이곳저곳을 혼자 돌아다니며 일본 여행자 코스프레를 한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오는 맛집들을 가보기도 하고 남들은 모르는 보물 같은 장소를 찾아 이 골목 저 골목을 헤매기도 한다. 오늘은 모토마치 역 주변을 특별한 목적 없이 걸었다. 작은 샵들이 즐비한 거리를 걷고 있는데 '本'이라는 일본어가 눈에 들어왔다.

'앗 저건 책이라는 글자인데?'

가까이 가보니 서점과 갤러리 간판이 보였다. 입구는 매우 좁고 가파른 계단으로 허름해 보였지만 세련된 간판 디자인에 끌려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2층에 올라간 것에는 온갖 흥미로운 디자인 책과 아트북들이 가득했다.

'오~ 이 동네에 보물 같은 곳이 있었다니!'

이리저리 둘러보는데 직원분이 앉아서 봐도 된다고며 의자를 꺼내 주었다. 작은 공간에 직원분과 둘이 있으려니 조금 불편해서 나가려는데 직원이 말을 걸어왔다.

“아! 죄송해요 일본어 못해요”

직원분은 잠시 당황하더니 영어로 질문하셨다.

"어디서 오셨어요?"

"아! 저 고베 살아요~"

반갑게도 영어가 가능해서 대화가 재미있어졌고, 카운터 옆에 보이는 작은 바에 앉아 맥주를 마시며 여러 이야기를 이어갔다. 이 건물의 주인은 꼭대기층에 있는 디자인 회사 사장이며 갤러리와 코워킹 스페이스, 서점 그리고 바를 운영하고 있다며 이 곳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었다. 책방을 둘러보는 동안 직원이 그림을 그리고 있던 게 생각이 나서 일러스트와 책 이야기도 나누었다. 내 그림을 보며 감탄한 그는 서점 반대편에 있는 바에도 전시를 준비하는 아티스트가 일하고 있다며 그녀의 그림들을 보여주었다. 여러 가지로 공통사가 있어서 이야기는 맥주와 함께 술술 이어졌다. 그러다 다른 손님과 함께 사장으로 짐작되는 분이 들어오셨고, 마침 맥주도 비웠고 바에 혼자 앉아있는 게 어색해서 인사를 하고 나왔다.평소 여행의 묘미는 우연한 만남과 대화를 통해 그 나라 사람들의 삶과 생각을 알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오늘은 정말이지 참 여행을 한 느낌이 들었다.


'다음에는 아티스트가 일하고 있다는 바에 한번 가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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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베에 살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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