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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nder kimmmy Aug 20. 2019

교토 브루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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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에 놀러 온 평소와 같으면 매번 가던 론 허먼 카페나 빠르고 저렴한 우동집에서 점심을 때웠겠지만, 2박 3일, 여유롭게 교토를 즐기기로 한 오늘은 그동안 가보지 못한 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주변 친구들의 추천을 받아 바로 전날 예약한 스프링 밸리 브루어리는 교토만의 *지비루를 마실 수 있는 곳이라고 했다. 미국에 살 때는 여러 브루어리에서 합리적인 가격의 점심과 낮맥 한잔 하는 게 생활이었는데, 왠지 일본에서는 해본 적이 없는 일이다. 스프링 밸리 브루어리는 100년 된 목조 전통 가옥에 젊음의 감각이 가미된  겉모습뿐만 아니라, 가게 안에는 기모노를 입고 시원하게 맥주를 마시고 있는 손님들도 많이 보였는데, 자연스럽게 믹스된 전통과 현대적인 분위기가 오히려 더 미래적으로 느껴졌다. 우리는 좌석에 앉자마자 주변 테이블을 둘러보았고 가장 많이 보이는 맥주 샘플러와 안주 페어링 메뉴를 시켰다. 브루어리의 분위기처럼 술과 안주의 조합도 독특했는데,  6가지의 지비루에 페어링 된 안주 중에는 절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던 일본식 절임 반찬과 마카롱도 있었다.


’ 마카롱과 맥주? 신선한 조합이다!’


생각보다 잘 어울리는 페어링 안주들에 감탄하며 즐겁게 마시다 보니 금방 취기가 돌았다. 술기운 때문인지, 서둘러 집으로 가는 만원 전철을 타지 않아도 되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오랜만에 교토를 제대로 여행을 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동안 일본에 살면서 수없이 놀러 온 교토지만, 이동하는 시간이 길어서 항상 퇴근시간 전에 허겁지겁 집으로 돌아왔고, 친구 가족이 놀러 오는 경우에는 뻔하디 뻔한 관광객 코스만 돌았기 때문이다. 기분 좋게 숙소로 가는 길 교토의 밤거리를 산책하면서 만약 교토에 산다면 어떨까?라는 주제로 짧은 수다를 떨었다.


"글쎄, 교토 정말 흥미롭고 멋진 곳이지만..."

"관광객도 너무 많고, 복잡하고..."


"우리가 지금 사는 고베가 더 살기 좋지."

"고베가 더 살기 좋지!"





*지비루: 지역적 특성을 살린 크래프트 맥주

*츄하이: 소주에 약간의 탄산과 과즙을 넣은 일본의 주류 음료를 말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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