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생활
일본에서 난 햇볕에 끄덕이는 인형처럼 자주 끄덕거린다.
일본어를 모르는 나에게 일본인들은 계속 일본어로 이야기를 하고 영어도 안 통하는 걸 아는 순간 난 그저 고개를 끄덕인다. "하이~하이~" 그냥 나를 가게 해주세요...
어릴 땐 거절을 참 잘 못했다. 상대방 마음이 다칠까 쓸데없이 걱정했고, 그 사람에게 좋은 사람으로 남겨지고 싶어서 마음은 다른데 내 고개는 자주 끄덕였다. 지금도 가끔 마음과 다르게 끄덕이는 내 머리가 밉지만, 하면 좋을 일들인데 겁이 나서 못하는 것들을 하게 해주니 고맙기도 하다.
겉과 속이 다르게 비치는 일본인들도 남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커서 속마음은 달라도 끄덕이며 친절을 베푸는 게 아닐까 싶고, 세로 방향의 책을 많이 읽다 보니 무조건 끄덕이는 게 일상이 된 걸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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