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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nder kimmmy Sep 15. 2017

스시와 사케

국제커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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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미국에서 일본으로 이사 가게 된다는 걸 알게 됐을 때 학교, 직장 동료들이 자주 물어봤다.

"일본 갈 준비 어떻게 되고있어? 가는거 기대돼?"

난 항상 이렇게 대답했다.

"응 잘 되고있지~ 미국을 떠나야 돼서 아쉽지만 일본에 가서 스시 먹을 생각에 신나~"

한 친구는 내가 일본 이민에 대해 항상 스시 이야기만 한다며 날 이상히 여겼다.


미국에 살면서 아시아 음식이 항상 고팠고, 특히 생선회 초밥이 너무 그리웠다. 미국에서 스시는 꽤 비싼편이라 두 박스를 가져다줘도 다 먹어치울 수 있을 것 같던 나는 한 두 접시의 비싼 스시는 항상 아쉬웠다. 게다가 미국 스시는 캘리포니아롤 같은 스타일이 보편적이라서 생선회를 좋아하는 나에게 롤스시는 스시라기보다 화려한 미국식 김밥 같았다. 사실 일본에 사는 지금은 미국 스시롤이 그립다. 여기는 또 희한하게 미국 스타일의 스시롤를 찾기가 힘들더라...




막상 일본에 와서는 스시를 생각만큼 많이 먹지 않는다.

한달에 두 번 정도 먹으러 나가는데, 크고 신선한 생선회 초밥이 매력적인 동네 스시집을 자주간다.

임신전에는 여기서 스시와 함께 사케를 즐겨 마셨다. 처음 사케를 주문했을때 직원이 내 팔뚝보다 큰 사케병을 들고와 잔에 술이 넘쳐 컵 접시 위로 흐를때까지 따라줬고 이 광경에 놀라서 어리벙벙했던 기억이 난다.


 '이게 진정한 일본 사케 문화인가... 그런데 어떻게 마셔야하지?'


주변의 눈치를 보고 있었던 우리는 영어를 할 수 있는 직원이 없어서 직접 물어보지도 못하고, 결국 구글 검색을 하고난 뒤에야 상황을 이해했다.


잔에 사케를 따를 때 넘치도록 가득 따라주는게 예의이고, 마스자케(향나무로 만들어진 나무 잔)나 접시 위에 유리잔을 놓고 따를 시 잔에 넘친 사케는 보너스라고 한다. 일단 유리잔에 있는 사케를 조금 들이켜 공간을 만들고 마스자케 잔이나 접시에 있는 사케를 유리잔에 덜어 마시면 된다.

나중에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마스자케 잔은 위생적으로 보관하기가 힘들어서 요즘은 접시를 더 이용한다고 한다.


내가 만약 일본 문화를 잘 알았다면 이렇게 추억이 될만한 재미는 느끼지 못했을 것 같다.

문화 충격을 받는 상황에서는 당황스럽지만 이렇게 하나하나 몸소 배워나가는게 다른 나라에 사는 소소한 재미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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