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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위한 ESG

ESG와 함께 그리는 서울미래교육 토론문

by 윤상혁

신청사시대, ESG를 통해 구현하는 서울미래교육의 비전


다음은 2025년 11월 25일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서울교육 ESG 포럼 <신청사시대, ESG와 함께 그리는 서울미래교육>에서 발표한 토론문입니다.


존경하는 교육감님과 서울교육공동체 여러분, 그리고 발제자 세 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기후위기와 복합적인 사회 변화 속에서 서울교육의 미래를 논의하는 이 중요한 자리에 토론자로 서게 되어 매우 영광입니다. 이번 포럼의 배경과 목적, 그리고 세 분의 발제를 들으며 학교 현장을 이끌어가는 한 사람으로서 서울교육의 ESG 경영에 대해 깊이 고민할 수 있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이 ESG 경영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시대적 요구입니다. 기후위기, 인구변화, 사회 양극화라는 복합 위기 속에서 공공부문이 ESG를 도입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그러나 학교는 단순한 행정기관이 아니라 교육기관입니다. 따라서 ESG를 학교에서 실천하는 방식은 행정적 ESG와는 달라야 합니다.


학교는 학생의 삶과 학습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므로, ESG는 교육적 가치를 중심에 두어야 합니다. 저는 그 핵심을 생태전환교육에서 찾습니다. 정건화 교수님의 발제에서 강조한 것처럼, 기후위기 대응은 단순한 기술적 문제 해결이 아니라 삶의 방식과 가치관의 전환을 요구합니다. 학교는 그 전환을 학습하는 공간이어야 합니다.



1. 학교 ESG의 핵심: 행정적 차원을 넘어 교육적 차원으로


서울시교육청의 ESG 경영 도입은 공공부문의 선도적인 변화라는 점에서 매우 환영할 일입니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의 ESG 추진은 교육청의 행정적 접근과는 그 초점이 달라야 합니다. 예컨대 교육청의 ESG 경영이 주로 조직 운영의 효율성, 투명성, 친환경적 인프라 구축에 중점을 둔다면, 학교는 정책의 최종 수혜자인 학생들이 미래 시민으로서의 가치와 역량을 내면화하는 시공간이어야 합니다. 따라서 학교 ESG는 교육과정, 학교 문화, 학생들의 삶의 방식 변화에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저는 학교 ESG는 교육적 사명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며, 이 중심에 생태전환교육이 위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건화 교수님께서 발제문에 언급했듯이 서울시교육청은 생태전환교육을 시작하며 다음과 같이 여섯 가지 접근방식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① 통합적 접근: 인간과 자연, 가치와 기술의 분리를 넘어 과학·인문사회학·감성교육의 융합을 지향한다.

② 협력적 접근: 교과와 비교과, 학교와 지역사회의 연계 학습을 강조한다.

③ 혁신적 접근: ‘리빙랩(Living Lab)’ 등 실험적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시도를 장려한다.

④ 실천적 접근: 행정과 지역 거버넌스를 구축하여 정책의 실행력과 지속성을 확보한다.

⑤ 단계적 접근: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하고 점진적으로 변화를 확산한다.

⑥ 세계시민적 접근: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와 유네스코의 ESD 2030을 지향하며, 기후정의와 사회정서적 학습을 통합한다.


이처럼 생태전환교육의 지향점에 환경, 사회, 거버넌스라는 ESG의 3가지 요소를 모두 포함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이 두 가지 관점이 결합되어야 합니다. 즉 학교는 생태전환교육 더 나아가 교육의 생태적 전환을 위한 강력한 도구로서 ESG를 활용하고 교육청은 학교의 생태전환교육을 지원하는 것이 ESG의 중요한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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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학교 ESG의 실현: 교육적 차원을 학교운영과 연결하기


생태전환교육의 심화와 확장은 학교 전체적 접근과 밀접한 관련을 갖습니다. 오수길 교수님의 발제문에 포함된 서울시교육청 ESG 경영 지표 중에서 생태전환교육과 연관된 지표들을 선별하여 다음과 같이 영림중학교 ESG 지표(안)을 구성해 보았습니다.


가. 환경(E: Environment) 지표: ‘생태적 전환을 실천하는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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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사회(S: Social) 지표: ‘모두의 좋은 삶을 위한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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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지배구조(G: Governance) 지표: ‘투명하고 민주적인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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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학교 현장의 ESG 추진을 위한 제언


학교를, 학생과 교사를 서울시교육청의 ESG 경영 성과를 위한 도구로 여겨서는 안됩니다. ESG 추진이 학교 행정 업무의 증가로 이어져서는 안됩니다. 오히려 ESG를 통해 생태전환교육의 확장과 심화를 위한 교육적 기회로 전환하여 교육공동체 전체의 참여를 이끌어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세 가지를 제안합니다.


가. ESG를 통한 교육적 실천의 확장

∙ 전환적 교육과정 운영: 교실을 넘어 지역사회 생태 자원과 연계된 체험 교육을 강화하고, 기후 행동을 위한 학생 중심의 프로젝트 학습을 활성화해야 합니다.

∙ 저탄소·순환 경제 실천: 급식에서의 채식 선택권 확대, 일회용품 없는 학교 운영, 폐기물 제로(Zero-Waste) 활동 등을 교육과 연계하여, 학생들이 '행동하는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나. 교육공간 및 교육행정의 ESG 반영

∙ 교육청의 신청사 이전을 계기로, 학교 시설도 에너지 절약형 설비 및 친환경 자재 사용을 점진적으로 확대해야 합니다.

∙ 학교의 'S(사회)' 가치는 모두를 포용하는 안전하고 평등한 교육 환경 조성으로 구현됩니다. 장애학생, 이주배경학생, 저소득계층 학생의 교육 형평성을 개선하고 모든 학생들이 심리·정서적 안정을 누릴 수 있는 생태적 학습공간 조성에 힘써야 합니다.


다. ESG를 통한 학교자치 및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

∙ ESG의 'G(Governance)'는 학교 운영의 투명성과 민주성을 의미합니다. 학교의 주요 의사 결정 과정에 학생, 학부모, 교직원 등 교육공동체 구성원의 참여를 확대해야 합니다.

∙ 학교와 마을교육공동체의 협력은 'G(Governance)'의 가치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교육협력특화지구(미래교육지구)의 활성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삶을 발명할 수 있는 생태적 커먼즈를 창출해야 합니다.



4. 마치며

서울시교육청 ESG 경영의 성공은 정책과 행정의 노력을 넘어, 학교 현장에서 ESG의 가치, 더 나아가 생태적 전환의 가치가 살아 숨 쉬는 교육으로 구현될 때 비로소 완성될 것입니다. 학교는 생태전환교육을 핵심으로 삼아, 환경적 책임(E), 사회적 포용(S), 민주적 참여(G)를 가르치고 실천해야 합니다. 서울시교육청은 학교를 지원하기 위한 법적·제도적·재정적 기반을 마련하고, 교육공동체의 역량을 강화하며, 민-관-학의 튼튼한 협력적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합니다. 이처럼 학교와 교육청이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야 할 학생을 중심에 놓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때, 서울시교육청의 ESG 경영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를 선도하는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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