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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H Jan 26. 2019

앞으로 걸어갈 인간관계의 길

고민, 반성, 그리고 다짐

'내 마음처럼 되지 않는 일이 많았어'


어느 날 밤, 하루를 보내고 집에 돌아와 브런치에 이 한 문장만 써둔 적이 있다. 시간이 꽤 지나서 그날 어떤 일이 있었기에 저 문장을 썼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사람과의 관계에서 내 마음처럼 되지 않는 일들이 답답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방송 전지적참견시점에서 이영자가 인간관계 때문에 힘들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이영자처럼 성격 좋고 다른 사람들과 두루두루 잘 지낼 것 같은 사람도 모두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 나름의 고민이 있는 것이다.

 '인생은 혼자 살아가는 거야'


누군가는 이렇게 말하기도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인생은 혼자서 '절대'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원하든, 원치 않든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사람은 사람과 함께 살아간다. 나이, 상황, 장소가 달라질 뿐이지 끊임없이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멀어지며 사람들과의 관계를 이어간다.


주기적으로 안부 인사를 묻고 두루두루 자주 만나며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사람들과는 달리 나는 오랜만에 연락해서 안부를 묻는 것 자체가 어려운 사람이다. 연락할 거리도 없이 잘 지내냐고 물어보는걸 굳이 해야 하나 싶기도 하고 아무 의미 없는 톡을 주고받다가 두리뭉실하게 '잘 지내고 다음에 기회 되면 한번 보자'라는 말로 대화를 끝낼 것 같아 미루고 미루다 결국 연락을 하지 않기 일쑤다. 그러다 보면 연락을 주고받지 않은지 1년이 넘어가는 친구들도 점차 늘어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누가 누구와 연락하고 지내면서 자주 본다는 얘길 들으면 내가 너무 인간관계에 소홀한 건가 싶으면서도 상대도 연락을 안 하는데 내가 노력하면서 연락을 유지해야 하나 싶기도 하다.


이런 고민을 하지 않고 연락을 하고 싶어서 하는 친구들도 물론 있다. 고등학교, 대학교라는 공통분모에서 벗어나서 각자의 길을 걸어가고 있지만 그럼에도 연락하고 싶고 만나서 수다를 떨고 싶은 친구들. 그런 친구들에게는 연락하기를 주저하기보단 생각날 때 바로 연락을 하게 된다. 


언제 한번 보자는 수십 번의 말을 서로에게 해도 만나게 되지 않는 관계와 만자는 말 한마디에 약속을 잡고 만나는 관계. 이 두 가지 관계가 구분되지 않고 내가 맺고 있는 거의 모든 관계가 후자일 것이라 믿었던 때도 있었다. 언젠가부터 이 사람을 알게 된 지 몇 년이 되었나, 에 집착 아닌 집착을 하고 있었다. 알게 된 지 이렇게나 오래됐는데..라는 생각으로 어찌어찌 관계를 유지해온 것이다. 세월이 지나면서 경험한 것도 다르고 처한 상황도 달라지면서 내가 알던 사람이 아닌 것 같고 그러면서 나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음에도, 그래서 만나는 게 마냥 즐겁지 않음에도, 그래도 이렇게나 알고 지낸 세월이 있는데.. 라면서 관계를 끌고 왔다. 가끔 그 과정에서 왜 이렇게까지 스트레스받으면서 이 관계를 유지하려고 할까, 라는 생각이 들면 허무함이 밀려오기도 했다. 


어떤 친구는 카톡 친구 목록을 주기적으로 정리하면서 차단, 숨김 하기를 서슴지 않게 해 버리고 대화방도 잘 나간다고 한다. 관계의 맺고 끊음이 확실한 친구라고 느꼈다. 연락하지 않은 지 몇 년이 되었음에도 대화방을 그대로 남겨두는 나와는 다른 태도를 갖고 있는 것이다. 주체적으로 인간관계를 만들어가기보단 흘러가는 대로 관계를 이어나가는 태도. 가끔씩 그런 나의 태도가 스스로 답답할 때도 많다. 



최근 생일엔 생각지도 못하게 많은 사람들로부터 연락이 와서 축하를 받았다. 정말 몇 년 만에 연락이 온 사람도 있었고 자주는 아니지만 생일같이 특별한 날은 꼬박꼬박 챙겨주는 사람에게서도 어김없이 연락이 왔다. 물론 자주 보고 연락하는 사람들까지도. 얼마나 오랜만인지를 떠나서 연락이 오고 축하를 받는 것이 얼마나 기쁘고 행복한 일인지 새삼 다시 한번 깨닫는 하루였다. 이번 생일을 보내며 다시 한번 반성하고 다짐했다. 의미 없는 관계를 유지하려고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 되겠지만 적어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과 시간은 써보자고. 그러다가 상호 간의 적극성이 보이는 관계가 아닌 나 혼자만의 일방적인 관계가 된다면 그땐 쿨하게 끊을 줄 아는 사람이 되자고. 그리고 적어도 생일엔 연락해서 축하해주고 안부를 물어보는 사람이 되자는 다짐까지.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일은 혼자서는 불가능하며, 서로가 원하고 노력해야 가능하다. 

연인과 헤어진 후 더 후회를 많이 하는 사람은 관계에 최선을 다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한다. 모든 인간관계가 마찬가지인 것 같다. 관계가 맺어지고 끊어지는 일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그 과정에서 후회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누군가 먼저 나에게 적극적으로 연락하고 관계를 맺길 기다리기보다 내가 먼저 다가가는 적극적인 태도도 필요하다. 내가 상대에게 바라는 것처럼 상대도 나에게 바랄 테니까. 하지만 상대가 그만큼의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면 관계에 대한 미련을 버릴 줄 알아야 하고 관계는 결국 끊어질 수 있음을 담담히 받아들일 줄도 알아야 할 것이다.


인간관계에 대해서 쓰자면 정말 써도 써도 끝이 없겠지만, 최근까지도 어려웠던 관계에 대한 고민을 정리하고 반성과 새로운 다짐까지 한 것만으로도 내가 조금 더 성장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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