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만 일한9년차PM의 베를린 이직 도전과 성공기
인터뷰 요청이 들어오는 경우는 2가지 Case였고, 이는 한국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첫 번째 케이스는 앞서 '베를린 PM이직기#1'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서류 지원을 하고 이에 통과되는 경우고, 두 번째는 LinkendIn의 메시지로 인사담당자가 면접 제안을 주는 경우다.
내가 지원했던 모든 회사 중 거의 대부분 회사가 첫 번째 인터뷰는 30분 정도의 HR(인사담당자)의 스크리닝 인터뷰였다.
예외적으로 세 군데의 회사가 Video Recording 인터뷰 (주어진 사전 질문 몇 가지에 1-2분 정도 비디오 리코딩으로 답하는 형식), 인적성 비슷한 온라인 테스트 등의 사전 stage가 있었다. 하지만 그 회사들도 그걸 통과하면 정식 첫 번째 인터뷰는 HR 담당자 인터뷰였다.
HR 인터뷰는 뒤에 따라올 인터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가장 가벼운 마음으로 임해도 되지만 그렇다고 준비 안 하면 떨어진다.
내가 생각했을 때 이 인터뷰의 목적은 아래 정도라고 생각한다.
1) 후보의 CV에 적힌 직무 경험에 대해 질문하며 지원한 포지션에 적합한 경험을 가졌는지 '기본적' 검증을 해서 (미리 어느 정도 걸러서) 실무자 PM들의 후보자들의 면접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2) 후보자에게 지원한 포지션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해주어서, 후보자가 좀 더 정확히 롤에 대해 알고 실무자와 면접을 잘 볼 수 있게 하기 위해.
3) 미리 팀 구성, 업무 방식, 회사 상황, 회사 문화에 대한 설명을 해주어서 후보자가 미리 회사에 대한 기본적인 Fit을 알 수 있게 하기 위해. (그리고 후보자가 비슷한 업무 문화를 가졌는지 검증하기 위해)
4) Salary Expectation 즉, 기대 연봉 Range를 후보자에게 물어보고 최종 합격 후 기대 연봉에 맞춰 줄 수 있는지를 알기 위해. (최종 합격 후 후보자의 기대 연봉이 회사가 해줄 수 있는 것에 비해 너무 높으면 문제이므로)
위 4가지를 30-40분 안에 다 커버하려면 사실 시간이 빡빡하다. 그래서 인사 담당자들이 종종 숨 가쁘게 진행하는 경우도 있고, 롤에 대해 설명할 때는 기계처럼 반복하는 설명에 지친 모습을 보일 때도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보이는 인사 담당자들로 그 회사가 얼마나 한 사람에게 많은 업무를 주는지 어느 정도는 가늠할 수도있다.)
대부분의 인사담당자와의 인터뷰는 아래와 같이 이루어졌다.
*푸른색으로 표기한 질문은 거의 모든 회사에서 물어봤던 '자주 묻는 질문'이라고 보면 된다.
- Tell me about yourself.
우리나라는 보통 후보한테 바로 자기소개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유럽은 그래도 ice breaking을 조금 하고, 자기소개를 하는 경우가 많다. 보통 '거기는 지금 몇 시니? 너무 늦은 것 아니니?' '요즘 코로나로 힘든데 거기 상황은 어떠니' 정도의 질문을 했던 것 같다.
그리고 간단히 이 HR인터뷰 세션에서는 어떤 질문들을 할 거고, 마지막 5-10분은 너의 질문을 받을 것이라고 인터뷰 structure에 대한 소개를 해준다.
그 후에는 자기에 대한 소개를 한 후, 나에게 간단한 경력을 중심으로 소개를 해달라고 부탁한다.
나는 영어가 네이티브 수준이 아니므로, 최소한 이 부분만이라도 유창하게 말할 수 있도록 미리 적어두고 많이 연습한 후 말했다. 기본적인 자기소개 내용은 만들어 놓고 회사의 직무와 문화에 따라 내가 왜 거기 적합한지 어필하는 부분을 꼭 마지막 포인트로 변경해 가며 넣었다.
- Why do you want to leave the current company?
- Are you willing to relocate to Berlin if you get an offer?
- Why Berlin? Is there any other country that you're also applying to?
- What makes you interested in this role?
- What exactly do you do in your current company?
- How is your team structured? How many designers, developers, etc.
- Tell me about your company's development culture. ex) Agile(scrum, kanban), Waterfall, etc.
- What is your salary expectation?
- What your company's notice period(현재 회사에 퇴사 통보 후 퇴사하기까지의 기간)?
- What is the most recent product or project that you involved in?
- What is your proudest product?
- Do you have any experience of working with cross-functional teams?
- Have you ever led the team?
- Why do you think you fit for this role?
- What's your expectation from our company?
- Why do you want to work as a product manager?
- What make you motivated to work as a product manager?
- How do you work with a team?
- What do you do when you....(상황)
> faced the most difficult situation at work
> faced the conflict between the team or with your manager
> want to relieve a stress from work
> etc...
HR에게는 주로 team structure, company's culture, team culture, development culture, role detail 등에 대한 질문들을 하게 된다.
Tip! 인터뷰 프로세스가 어떻게 되는지 (얼마나 많은 단계가 있는지, 과제가 있는지) 그리고 대략 총 몇 주정도가 소요되는지 미리 물어봐 놔도 좋다. 나중에 다른 면접이 너무 빠르거나 늦게 진행될 경우 조율해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면 30-40분의 HR 스크리닝 면접은 금방 끝난다. 나 같은 경우 거의 모든 면접을 녹음 또는 녹화해 두고 나중에 다시 돌려보면서 어떤 부분을 그 당시에 놓쳤는지 확인했다.
인터뷰 초반에는 영어에 대한 자신감 부족으로 질문 리스트/답을 써놓고 곁눈질하며 대답했다. 하지만 HR 면접을 5번 이상 반복해서 보다 보니 물어보는 질문이 거기서 거기라는 것을 알게 되고, 대답하면서 외워지는 답들도 있어서 나중에는 좀 더 편안하게 임할 수 있었다.
'What is your salary expectation?'이라고 꼭 물어보는데, 우리나라처럼 마지막까지 안 알려주는 건 방법이 아닌 것 같았다. 왜냐하면 시간을 끌었더니 '알아보고 결정해서 언제까지 메일로 달라'라는 요청이 왔기 때문이다.
기대 연봉은 주로 Yearly Gross Salary 연간 세금 포함 총액으로 말해주게 되는데, 독일은 개개인의 가족 구성 등의 상황에 따라 세금을 내는 비율이 엄청나게 달라지기 때문에 '실수령액 기준(Net Salary)'로 말해주면 안 된다 (어느 나라나 그렇겠지만).
기대 연봉을 책정할 때 나는 아래 사이트들을 참조했다.
Product Manager 베를린 연봉 : 중윗값 €51K (3-8년 차)
Senior Product Manager 베를린 연봉: 중윗값 €73K (9-15년 차)
2. PayScale, 베를린 PM 연봉: 중윗값 €55K
3. Salary Expolorer, 베를린 PM연봉: 중윗값 €60K
그리고 실수령액은 Brutto-netto-rechner.info에서 조건을 잘 설정한 후 계산하면 된다.
그래서 연봉을 높게 부르고 싶었지만 독일인과 비교했을 때 나에게 이주 비용(항공, 기타 경비), 비자 서포트 비용, 집 서포트(4주) 비용이 회사 입장에서 추가로 들어가는데 내가 엄청 높은 연봉을 제시하면 불리할 것 같았다.
그렇다고 그냥 PM 연봉 중윗값으로 부르자니 아무래도 너무 적었다. 9년 차인 나는 결국 Product Manager와 Sr. Product Manager를 거치는 연봉을 Range로 잡아서 불렀다. 그래도 그 정도면, 한국에서의 생활수준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게 살 수 있고 약간의 저축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판단이었다.
각자 가족 구성원의 상황 모두 다르므로, 그리고 연봉에 따라 세율도 엄청나게 다르므로 내 Range를 따라가는 건 절대 금물이다. 꼼꼼히 물가나 집세 등을 미리 계산해보고 한국의 생활수준과 크게 차이가 안나는 실수령액을 뽑고, 이를 기준으로 역 계산해서 Gross Salary를 산정할 수 있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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