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푸르트 씨는 열매 속에서조차 뿌리를 내고 싹을 만든다
유기열의 씨알여행 205-아르토카르푸스 헤테로필루스
사다가 오래 놓아둔 잭푸르트 열매를 먹으려 잘랐다. 신기하게도 몇 개의 씨는 뿌리가 나고 싹까지 만들어져 있었다. 씨 생명력의 대단함에 놀랐다.
열매 속에서 뿌리를 내고 싹을 만든 씨잭푸르트 열매는 세상에서 제일 큰 열매로 무게55kg, 길이90cm, 지름50cm가 되는 것도 있단다. 나는 25kg 열매를 들어보고 잘라서 먹어보았다. 모양은 양 끝이 완만한 긴 럭비공을 닮았고 겉에는 수십 수백의 끝이 뾰족한 돌기가 있다.
잭푸르트 씨는 둥근 타원형으로 큰 땅콩을 연상시킨다. 씨를 삶았더니 빨간 물이 우러났고, 먹어보니 단맛이 덜한 밤 같았다.
▴열매: 수십 수백 개의 꽃이 빽빽하게 모여 피어 하나의 열매가 된 집합열매(Multiple fruit, 集合果, 多花果)다. 보통 나무와 달리 열매는 나무 몸통이나 큰 줄기에 달린다. 열매가 크고 무겁기 때문이다.
모양은 위아래가 완만한 둥글고 긴 공 같으며, 초기에는 녹색이나 황록색이고 익으면 누런색이나 황갈색으로 변한다. 겉은 딱딱하며, 6각뿔에 가까운 끝이 뾰족한 돌기로 덮여 있다. 크기는 대체로 길이20~40cm, 지름15~25cm, 무게5~20kg이다.
열매는 가운데에 세로로 3~10cm 굵기의 섬유질의 푸석푸석한 하얀색의 열매축(꽃대축)이 있고, 이 축에 수십~수백 개의 작은 열매(瘦果, Achene)가 붙어 있다. 작은 열매는 타원형이나 거꾸로 달걀형이며 길이 5~12cm, 지름(두께)3~7cm이며 그 안에 1개의 씨가 들어있다. 우리가 먹는 것은 그 작은 열매에서 씨를 빼낸 육질씨껍질(Aril)이다.
열매자루(대)는 굵은 칡덩굴이나 등나무 줄기처럼 탄력성과 유연성이 있으며, 굵고 질기며 강하다.
열매를 자르면 하얗고 끈적거리는 즙액이 나온다. 이것은 라텍스(Latex)로 알려져 있다. 1개 열매에는 수십~수백 개의 씨가 들어 있다.
▴씨: 씨는 작은 열매와 한 몸으로 육질씨껍질(우리가 맛있게 먹는 노란 육질임, Aril, Seed coat, Testa)과 일반적으로 씨라고 하는 단단한 땅콩모양의 막으로 생긴 씨껍질(tegmen)로 쌓인 배유(胚乳)와 배(胚)로 되어 있다. 작은 열매와 열매 사이에는 섬유질의 질기가 납작한 긴 줄 모양의 과육(果肉, 미성숙한 꽃덮이-花被)이 들어 있다.
단단한 땅콩 모양의 씨는 길이3~4cm, 지름1.3~1.7cm이고 희다. 겉은 매끄럽고 미끄러우며 마르면 플라스틱 같은 얇은 흰색 막이 분리된다. 이것을 벗겨내면 적갈색이다.
씨를 삶았더니 빨간 물이 우러났다. 속은 밤처럼 희고, 먹어보니 달지 않는 것 빼고는 밤 맛과 비슷했다.
집에 보관하면서 잭푸르트를 먹었는데, 열매 안에서 몇 개의 씨는 뿌리가 나와 있었다. 게다가 씨가 쪼개져서 보았더니 떡잎이 다 생겨 있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놀랍고 신기했다.
▴맛: 부드럽고 향도 좋다. 씹는 질감과 씹을 때 나오는 적당량의 촉촉함도 좋다. 너무 달지도 않고 그런다고 밋밋하지도 않고 알맞게 달콤새콤한 맛도 좋다.
마트(시장)에서 열매는 65,000VND(약3,000원)/kg이어 비싸지 않다. 집에서 손질하기 싫으면 먹기 좋게 육질만 발라 놓은 것을 사면 그만이다. 베트남에서는 요즘엔 잭푸르트 건조가공품도 마트 등에서 사서 먹을 수 있어 좋다.
잭푸르트는 얼마나 살고 싶었으면 열매 안에서까지 뿌리를 내고 새싹을 만들었을까? 잭푸르트에겐 살고 싶은 욕망, 어떻게 해서라도 살아 대를 잇고 싶은 본능보다 절실한 것은 없었던 것 같다. 맞을 거야. 아니 맞다. 생명체에게 살아 후대를 잇고 싶은 본능(욕망)보다 강한 것은 세상에 없을 테니까.
필자 주
1. https://en.wikipedia.org, https://pediaa.com 를 참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