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여러 번 ‘극우세력의 확산’과 ‘좌우 갈등’에 대해서 글을 썼습니다. 그것은 이 두 가지 문제가 우리 사회의 정치·사회적 분열을 심화시키는 두 축이고, 이것이 악화하면 국가적 재앙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너무 커서 이를 방지해야겠다는 사명감을 느낍니다. 그래서 다시 ‘극우세력의 확산’과 ‘확증 편향에 기반한 좌우 갈등’의 핵심적인 문제점은 무엇이고, 여기에서 극좌세력은 무관한 것인가?라는 문제의식으로 접근해 보겠습니다.
먼저, 극우세력의 대두가 왜 심각한 문제인가를 살펴보면 첫째, 민주주의 원리를 훼손하기 때문입니다. 극우세력은 ‘국가주의적 순혈성’이나 ‘강한 지도자’를 강조하면서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인 다원주의, 관용, 법치주의를 약화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소수자, 여성, 성소수자 등에 대한 배타적 정서를 강화하고 정치적 반대파를 적으로 규정한 적대적 정치 문화를 조장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극우 담론은 종종 가짜 뉴스와 음모론을 통해 결집합니다. 예를 들면, ‘언론이 조작한다.’, ‘기득권이 국민을 속인다.’ 등 단순하고 감정적인 프레임으로 사회 불신을 확대합니다. 결과적으로 합리적 토론 공간이 붕괴하고, 정치참여가 ‘이성’이 아닌 ‘분노’로 움직이게 됩니다.
다음으로 좌우 갈등과 확증 편향이 갖는 핵심적인 문제는 무엇일까요? 첫째로, 확증 편향은 자신이 믿는 정보만 받아들이는 심리적 현상으로, 좌우 또는 보수·진보 모두 상대 진영의 주장을 거짓 또는 악의적으로 인식하게 만듭니다. 결과적으로 ‘대화’가 아닌 ‘정쟁’의 언어로 소통하게 됩니다. 둘째로, SNS·유튜브·커뮤니티가 각자의 정치 성향에 맞춰 정보 부풀림을 강화하기 때문에 어느 사건에 대한 인식이 현실과 단절된 두 개의 진실로 나뉘며 사회 전체의 ‘공동 현실’이 무너지게 됩니다. 셋째로, 극단적인 담론이 커질수록 합리적·중도적 시민은 ‘양쪽 모두에게 공격받는 집단’이 됩니다. 이에 따라 정치가 협상과 타협의 기술이 아니라 동원과 적대의 기술로 변하고 있습니다.
극우와 좌우 갈등이 이렇게 극심한 문제를 일으킨다면, 왜 ‘극좌’에 대한 언급은 없나요? 먼저, 우리나라에는 극좌 이념을 표방하거나 혁명적 사회주의 노선을 취하는 조직이나 정당이 과거보다는 많이 약화했습니다. 지금도 극좌성향의 정당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영향력이나 지지기반이 미미하고 극좌세력은 ‘국가안보 위협’의 프레임 안에 묶여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주류 정치체계에서 ‘극좌’가 주도권을 갖는 형태로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언론이나 정치 현장에서 언급 빈도가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과거 극좌가 표방하던 ‘NL(민족해방)’이나 ‘PD(민중민주)’ 계열의 담론은 사실상 사라졌고, 그들의 문제의식은 ‘진보’로 통합되는 경우가 많아지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극우와 좌우 갈등은 우리가 ‘같은 사회에 산다’라는 최소한의 공동체 감각이 붕괴하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일 수밖에 없습니다. 극우의 극복이나 확증 편향 같은 폐쇄적 사고를 약화하기 위해서는 이미 여러 차례 밝힌 것처럼, 시민 교육 강화, 숙의 민주주의 확산, 중도적 가치의 회복이 필수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