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익-
추운 거리의 소녀는
언 손을 녹이려 성냥을 그었습니다.
피어오른 작은 불꽃은
어둠으로 덮어두고 싶었던 소녀의 마음을
세상에 드러냈습니다.
화락-
추위는 잠시 물러갔지만
원치 않은 무대의 핀 조명을 받은듯한 소녀의 마음은
다시 성냥이 꺼지기를 기다립니다.
사각-
주머니 속의 성냥을 만지작 거립니다.
"아픈 티 내지 마, 그건 촌스러운 거야."
"약한 모습 보이면 루저가 되는 거야."
치익-하고 성냥을 그어
따스함으로 내 마음을 보여주려다
멈칫하고 다시 주머니에 넣어둡니다.
무엇인가 내 손목을 붙잡으면서
스스로 더 단단해져야 한다고 속삭입니다.
톡톡-
나는 오늘도 성냥을 켜지 못하고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촛불 대신 꺼지지 않는 스마트폰 불빛을 보며
외롭지만 단단해 보이고 싶은 표정을 지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