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살짝 쥔 주먹으로 가볍게 유리문을 밀었다. 다른 여닫이문들도 그렇게 열었다. 손잡이를 잡지 않고 문을 여는 모습을 보고 그가 더욱 친밀하게 느껴졌다. 나도 문을 그렇게 연다. 그런 그를 (혹은 나를)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결벽증이라 여길지도 모른다. 결벽증이 맞을 수도 있다. 세상의 온갖 더러운 것들을, 부당하고 무례한 것들을 멀리하는 결벽증. 어쨌든. 그 모습을 보고 앞으로 그와 많은 시간을 함께 해도 좋겠다,라고 생각한다.
백업 저장을 위해 일상 에세이와 '소설용 습작'을 올리고 있습니다. 글의 화자는 대부분 글쓴이가 설정한 가상의 인물입니다. 그런 글들은 단편 소설을 위한 습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