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온갖 연습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윤석 Mar 27. 2023

번역 연습: U2

그래도 어쩌겠어, 같이 살아가야지

U2의 일곱 번째 앨범, <Achtung Baby>(1991)의 세 번째 트랙입니다.


One, 1991


이 노래는 흥미로운 구석이란 구석은 다 갖춘 노래입니다. 독일이 재통일을 선언한 바로 그때 베를린에서 만들었다는 배경, 밴드가 분열됐다가 이 노래를 만들며 다시 뭉쳤다는 이야기, 또 해석이 분분한 가사와 뮤직비디오까지요. "One"이 간단한 사랑 노래가 아니라는 건 잘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는 같은 인간이지만 서로 다르고, 함께 살아가는 과정은 간단치 않다'라는 해석이 중론이고, 저도 동의합니다.


다만 저는 기존 해석과 한 가지 달리하고 싶은 점이 있었는데요.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한국어 해석은 대체로 가사 속에 등장하는 화자와 청자를 평등한 관계로 설정했습니다. 저는 위계질서가 있는 관계로 설정하고 싶었어요. 그 이유는 U2가 이 노래를 두고 보인 일련의 행보에서 찾았습니다.



U2는 "One"을 먼저 앨범 <Achtuhg Baby>에서 발표한 뒤 1992년 2월에 싱글로 냈습니다. 그때 이 사진을 커버로 썼는데요, 뉴욕에서 활동하던 예술가 데이비드 보이나로비치(David Wojnarowicz, 1954~1992)의 작품입니다. 보이나로비치는 예술가였던 동시에 에이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싸우는 운동가였고, 싱글이 나왔을 때쯤 에이즈와 싸우고 있었습니다. U2는 싱글 수익을 에이즈 연구에 기부했죠.


나중에 보노는 2005년 <롤링 스톤>과 인터뷰하면서, "One"을 쓸 때 신실한 종교인인 아버지에게 커밍아웃하려 하지만, 말하기 두려워하는 아들의 이야기를 쓰려고 했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보이나로비치는 어릴 적 아버지에게 학대당하며 자랐었습니다.)


저는 그를 따라서 아버지와 아들 이야기로 해석해보려고 했어요.




Is it getting better?

Or do you feel the same?

Will it make it easier on you now?

You got someone to blame


이제 좀 괜찮으세요?

아니면 아직도 아프세요?

이제 비난할 사람도 생겼겠거니,

좀 편해지셨겠어요?


You say, one love, one life

When it's one need in the night

One love, we get to share it

Leaves you baby if you don't care for it


아빠가 그랬죠,

모두를 하나로 묶는 큰 사랑이 필요하다고.

그래요. 사랑? 해야 하죠.

아빠가 날 사랑하지 않으니 내가 떠나지 않을까요?


Did I disappoint you?

Or leave a bad taste in your mouth?

You act like you never had love

And you want me to go without     


제가 뭐 실망이라도 안겨 드렸어요?

제가 뭐 잘못했어요?

한 번도 사랑해본 적 없는 것처럼 사시더니,

이젠 평생 사랑하며 살지 말라고요?


Well it's too late tonight

To drag the past out into the light

We're one but we're not the same

We get to carry each other, carry each other

One!


이 늦은 밤에 날이야기를 굳이 끄집어내야 해요?

우린 한 가족이에요. 그리고 다른 사람이고요.

그래도 같이 살아가야 한다고요.

같이!


Have you come here for forgiveness?

Have you come to raise the dead?

Have you come here to play Jesus?

To the lepers in your head


아빠가 성자야? 용서라도 내리려고?

죽은 사람이라도 살리러 왔어?

아빠 눈에만 보이는 병자를 살리며

예수 흉내라도 낼 거야?


Did I ask too much? More than a lot

You gave me nothin' now it's all I got

We're one but we're not the same

Well we hurt each other then we do it again


뭐? 왜? 당혹스러워? 아빠가 숨기고 싶은 것도 물어봐서?

아빠는 나한테 뭐 해준 것도 없잖아.

우린 한 가족이야, 하지만 다른 사람이고.

아빠와 난 서로를 할퀴고 또 때리겠지.


You say love is a temple, love a higher law

Love is a temple, love the higher law

You ask me to enter but then you make me crawl

And I can't be holdin' on to what you got

When all you got is hurt


아빠가 그랬지, 사랑은 성스럽고 고귀하다고.

사랑이 성스럽고 고귀하다고?

내게 오라고 말해놓고는, 이제 아빤 날 무릎 꿇리고 비참하게 만들어.

아빠가 말하는 사랑,

상처뿐인 사랑에는 이제 더 이상 매달리지 못하겠어.


One love, one blood

One life, you got to do what you should

One life, with each other

Sisters, brothers


핏줄로 이어진 한 사랑.

아빠는 가서 해야 할 일을 해. 삶은 한 번뿐이니까.

아빠가 좋아하는 한 삶, 형제님과 자매님과 함께하는 삶을 살아.


One life but we're not the same

We get to carry each other, carry each other

One

One


삶을 같이 살아왔지만, 이제 다르다는 걸 알았어.

그래도 어쩌겠어. 같이 살아가야지.

하나로.

같이.


Ooh-ooh-ooh

Oh-ooh

May we, may we, may we get

Higher

Oh, higher

Ay, yeah, go higher

Oh, Higher     


아빠, 우리는 나아질 수 있을까?

나아질 수 있을까?




"One"은 공식 뮤직비디오가 3개나 됩니다. 메리 제이 블라이즈와 함께 부른 버전까지 포함하면 4개가 되네요.


싱글 앨범 커버처럼 들소가 나오는 뮤직비디오입니다. 마크 펠링턴(Mark Pellington)이 감독했습니다.


사진작가이자 영화감독인 안톤 코르빈(Anton Corbijn)이 감독한 뮤직비디오입니다.


보이나로비치는 노래가 나온 지 5달 뒤에 에이즈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번역 연습: 조이 디비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