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모든 인간관계가 마음처럼 잘 흘러가진 않는다.
때때로 분명 내 마음속 깊은 곳으로부터
'이건 아니야, 이건 뭔가 잘못됐어' 란 경고를 들으면서도
지속하고, 상대에 맞춰 움직이게 되는 때가 있다.
난 그러고 싶지 않지만,
실망하는 상대의 얼굴을 상상하고,
내 곁에서 사라져버리는 상대를 그리며
미리 쓴맛을 맛본다.
그러지 않으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흘러가는 인간관계는 참으로 내 맘 같지 않다.
이 관계를 바꿔보려 내가 어떤 짓을 해도
내 행동도 내 맘 같지 않다.
하지만 문득, 제 3자가 되어 바라보면
대상이 나에게 하는 이해 못할 행동들을
아무에게나, 누구에게나 하고 살아온 것은 아님을 알게 될 수 있다.
내가 특별해서? 나를 아끼기 때문에?
그렇다면 날 괴롭게 곤란하게 하지 않아야 하는 것 아닌가.
어쩌면, 나 자신을 힘들게 하는 그들의 행동은
내가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