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다

버티는 것은 경험이다

by 수요일


버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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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버티는 일은 무척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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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에서 휴게소를 막 지나고 배가 아프기 시작한다거나, 포항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분명 화장실에 들르고 출발했는데 길이 막히며 휴게소까지 3시간이 더 걸린다고 하자. 버스를 세워달랄 수 없으니 버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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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노래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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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몇 시간만 버티면 해결은 되니까 속이 뒤집어지고 오줌보가 터질 지경이라도 버티면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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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기란 이렇게 예측되는 고통의 순간을 보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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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되는 고통에 대해…라는 전제는 경험으로 얻어지는 것이니,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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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에 대한 기억은 고스란히 40대 이후의 DNA에 녹아있다. 코로나 백신 맞는 것처럼 내성이 이미 길러져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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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건 좀 만만치 않아 보인다. 코로나 양성은 검사 두 줄로 드러나니 아프구나, 내가 아플 거 같네 하며 대비를 하지만 검찰 독재는 알게 모르게 스며들어 있기에 보통 잘 모르고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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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야 아프네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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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픈 걸 모르고 나라, 국민의 아픔 슬픔은 내 일이 아니라 다행이기에 면역이 생기려도 생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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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는 약이라도 치거나 아침까지 버티면 잡을 수도 있지만, 검찰 독재는 DNA에 새겨져도 암처럼 마치 원래 내 몸의 것이라고 착각하여 그냥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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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5년이다. 그동안 무슨 일을 겪을지 도무지 예측이 안 되니 버티기도 어려울 것 같다. 검사공화국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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