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블리안
‘유블리안(Yuvelyan)’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말을 걸기 시작한 것은
2025년 4월, 네이버 블로그를 열면서부터였다.
이 이름은 세 가지 의미를 담아 만든 필명이다.
당신을 뜻하는 ‘유(Yu)’와 나의 성씨,
사랑스러움을 뜻하는 ‘블리(vely)’,
그리고 편안함을 뜻하는 ‘안(an, 安)’.
남자가 스스로를 ‘러블리’하다고 칭하는 것이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이름은 나 자신이 사랑스럽다는 뜻이 아니다. 나의 글을 읽는 당신을,
그리고 우리 사이의 소통을 가장 사랑스럽고 편안하게 대하겠다는 나의 다짐이자 태도였다.
나는 늘 나보다는 타인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려 했다.
하지만 나의 배려가 때로는 상대에게 당연한 권리로 여겨지거나,
좋은 의도가 왜곡되어 돌아오기도 했다.
블로그라는 공간에서 ‘러블리’한 소통을 지향했지만, 오히려 그 컨셉 때문에 오해를 사고
믿었던 사람들에게 상처를 입기도 했다. 그 아픔이 깊어 한동안 글을 놓아버린 적도 있었다.
호불호가 확실하고, 한번 마음을 열면 한없이 편안해지는 '나'이지만,
한번 돌아선 마음은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는 단점도 그때 알았다.
하지만 나는 생각보다 강했다.
상처는 쓰라렸지만, 나는 그 자리에 주저앉는 대신 다시 쓰는 길을 택했다.
아픔을 잊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거듭했고, 그 간절함 끝에 브런치 작가에 합격했다.
꾸준히 쌓아 올린 글들은 출간 제안이라는 기회로 이어져
내 이름으로 된 전자책을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
만약 그때 상처 때문에 멈췄다면, 지금 이 글을 쓰는 나는 없었을 것이다.
나는 ‘글을 쓴다’는 행위의 1순위는 언제나 ‘나 자신’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내가 쓴 문장이 나조차 이해시키지 못하고 나에게 어색하다면,
결코 독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철저히 독자가 되어 나에게 질문을 던진다.
끊임없이 자문자답하며 문장 속에 숨은 나의 진짜 의도를 파헤친다.
내가 먼저 납득하고 공감할 수 있는 글이 되었을 때, 비로소 독자들도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결국 글을 쓰는 주체는 타인의 조언이 아닌, 바로 ‘나’여야 한다.
나는 말보다 글이 편한 사람이다. 말로 다 담아내지 못한 진심도,
글을 쓰며 생각을 정리하다 보면 더 선명하고 단단해진다.
나는 관계를 소중히 여기지만, 때로는 냉정하리만큼 이성적이다.
그래서 글을 통해 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내 안의 날카로움을 다듬으려 노력한다.
나는 억지로 쓰지 않는다. 내 마음이 흐리지 않을 때,
내 컨디션이 온전할 때 비로소 키보드 위에 손을 얹는다.
글에는 글쓴이의 기운이 고스란히 배어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나는 유블리안이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도록,
나부터 먼저 아끼고 돌보며 글을 쓸 것이다.
나를 위한 기록이 쌓여 누군가에게 닿을 때,
그 글은 더 이상 일기가 아닌 작품이 된다는 것을 믿으니까.
앞으로의 나에게는, 좋아질 일만 남았다.
- 유블리안 (Yuvely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