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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욱 Mar 07. 2019

인터뷰 질문을 뽀개어 보기::
2편 - 공격의 기술

글로벌 IT기업 입사인터뷰때는 이런 질문을 적극적으로 던지세요.

지난 글 '방어의 기술'에 이어서 이번엔 '공격의 기술'편을 설명드려 봅니다.


제가 이 족집게 인터뷰 글을 쓰게 된 배경은 간단합니다. 한국의 많은 젊은이들이 많은 시간을 들여서 자신의 실력과 그 소위 말하는 스펙이라는 것을 쌓아가지만 최종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인터뷰를 위해서는 그만큼의 시간도 노력도 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또한 그런 것들을 경험을 바탕으로 잘 정리한 책이나 글도 개인적으로 찾기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제가 더 꼼꼼하게 찾아보지 않았던 게으름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특히나 한국내의 외국계 기업이 아닌, 글로벌 기업 특히나 그중에서도 IT기업을 목표로 삼고 있다면, 더더욱이 그 업계의 생리를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소위 말하는 한국식의 유교중심의 마인드셋이나 국내 기술 트렌드만을 알고 접근하기엔 내가 공략해야할 타겟은 다른 문화를 갖고 있기 떄문입니다.


제 관점의 인터뷰는 무대에 올려진 종합예술입니다. 더 이상의 리허설이 아닌 진짜 실력을 무대에서 보여주는 것과 마찬가지 때문입니다. 여기서 실력이라 함은 자신을 둘러싼 모든 기술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것을 이야기 합니다. 본인 분야의 전문 기술 (vertical expertise)은 물론, 업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툴의 사용이나 트렌드에 대한 상식 (horizontal expertise), 그 외에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의 협업(collaboration)과 커뮤니케이션 능력(communication), 공감능력(empathy), 표현능력(presentation, visualization)를  인터뷰 시간내에 모두 종합하여 함께 보여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중요하지 않다 라고 할 수 없을 만큼 각 특성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 보여줌 자체가 상대방으로 하여금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인터뷰 기술의 완성인 셈입니다. 그리고 그 기술 역시 철저한 연구와 연습, 반복적 학습으로 그 밀도가 촘촘해집니다. 


표현이 적절할지는 모르겠으나 인터뷰를 시작함과 동시에 본인이 상품임을 인식하고 그 상품을 어떻게든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여 상대방의 구매욕을 충분히 자극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이런 면접/인터뷰의 기술에는 방어적인 면과 공격적인 면이 모두 존재합니다.


지난회에 말씀드렸던 부분은 거의 모두 방어적인 면의 인터뷰 기술을 이야기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지금까지의 많은 분들은 방어적인 면에서의 인터뷰를 경험 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단수 혹은 복수의 면접관이 있고, 그 면접관이 질문을 하면 그 질문에 따라 준비하고 연습했던 답변을 하고 그 답변에 따른 서로의 표정을 읽고, 그것에 따라 또 다음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하는 진행방법을 따라왔을 것입니다.


지난 글에서도 마지막 부분에 잠깐 소개를 했지만, 추가점수가 주어지는 가산점이 있는 기회에선 지원자도 질문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질문 할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인터뷰가 마무리 되어가는 시점에 주어집니다. 

질문을 해야 하는 목적은 

단순히 나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함이 아닙니다.

면접관도 대답하기 힘든 질문을 통해 당황시켜 나를 돋보이게 하겠다라는 목적은 위험합니다. 

면접관에게 매우 명확하게 이해되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지원자는 이 경우에 준비되지 않았거나, 아니면 면접관이 대답하기 쉬운 질문을 합니다. 그런 질문들은 대부분 면접을 보는 지원자인 내가 이 조직에 꼭 필요하고 순응적인 사람임을 증명하기 위한 질문들을 하게 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런 질문들에 면접자는 그다지 매력을 느끼지 않습니다. 면접자에게는 “이거봐라?  이런 상황에 이런 생각을 하고 이런 질문을 하네?” 라는 느낌을 만들어 주는 질문을 해야 합니다. 


그 질문의 내용은 최대한 그 면접관이 충분히 이성적으로 수긍이 가능하고 대답을 해야 한다고 느끼지만, 대답을 하기 어려워서 그 다음 단계의 면접관으로 넘어가게 하도록 만드는 내용이 되면 정말 좋은 질문이 됩니다. 


다시 이야기하지만, 대답하기 불편한 질문은 절대로 피해야 합니다. 더불어 이 지원자는 현재의 상황을 충분히 잘 이해했고(심지어 더 잘 이해했다고 면접관이 느끼거나), 설명해 주지 않은 부분을 올바른 질문을 통해서 알아가는 능력을 가진 지원자라고 판단이 들도록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질문은 방어적인 면일 때 보다 훨씬 더 정교하고 예리하게 해야 합니다.



한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글로벌 IT기업에서 업무를 수행하면서 외국어 기술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묻고 싶은 경우입니다. 


이런 질문을 하는 분들은 대부분이 외국어 실력이 남들에 비해 나쁘지 않다라는 기본적인 생각을 갖고, 내 이력서에 있는 외국어 성적을 다시 한 번 어필해 보고 싶어서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다 보니 질문이 거의 일 차원적이죠. 

“업무상 외국 출장의 빈도는 얼만큼 인가?” 

“외국어 능력이 어떤 승진과 보상에 도움이 되는가?” 

“외국어 사용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기회는 어떤 것인가?” 정도인데, 이런 부분은 답도 쉽고, 감동도 놀람도 주기 어렵습니다.

 

정말 외국어 실력을 어필하고 싶다면, 이런 복합적이고 융합적인 질문을 통해서 어필을 해 보면 어떨까요? 

“현재의 포지션이나 담당그룹에서의 제품/서비스의 글로벌화는 어떻게 진행이 되고 어떠한 국제 표준 프로토콜을 갖고 각각의 품질 게이트는 어떻게 지켜지고 있는지요?”  

이런 질문은 단순한 필요 외국어 능력을 검증받는 것이 아니라, 업무에서 혹은 이 회사 조직내에서 얼마나 활발하게 그 외국어가 효율적으로 이용되고 있는지를 한꺼번에 검증해주게 되고, 초기 인터뷰어 (일반적인 경우 HR담당자)라면 쉽게 대답하기 힘들어 집니다.


먼저 위에서 말씀드린 질문의 목적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봅시다.


1.  질문의 명확도는 매우 투명해서, 면접관이 재차 묻지 않아야 한다

2.  질문의 수혜자는 양쪽 모두에 있어야 한다. 답을 하는 면접관이 “내가 이렇게 답을 잘해 주고 있는 것 맞죠? 내 답을 좋아해 주세요” 라는 느낌을 주는 질문이면 좋겠다. 서로 간의 위치가 바뀐 것이다. 면접관 역시 답을 해 주면서 내가 해 주는 답을 좋아하는 지원자를 좋아할 수밖에 없는 것이 인지 상정이다. 

3.  질문을 통해 현재 오픈된 포지션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얻어 낼 수 있어야 한다. 

4.  면접관 에게 이 질문이 질의/대답관계가 아닌 편안한 대화로써 느끼게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가산점이 되는 부분이다. 



위의 예를 생각해 보면서 어떤 훌륭한 공격적인 질문이 좋은 질문인가를 한 번 생각해 봅시다. 면접관에게 던지는 첫 번째 질문입니다.


1. "현재 이 포지션에 누가 채워지던 1년쯤 후에(지난 1년을 돌아봤을 때) 그것이 올바른 결정이었다는 것은 어떻게 알 수 있는 것인가요? 또한  단순히 좋은 인재 (good hire) 를 뽑았다 라는 것과 탁월한 인재 (remarkable talent) 를 뽑았다 라는 것의 차이점은 어디에 있을까요?” 

면접관이 최종 결정을 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당신의 인터뷰에 대한 인상을 남겨야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다음질문을 이어 가기 위한 토대로 삼아야 합니다. 위와 같은 질문은 현재 지원하고 있는 포지션의 중요점을 파악하는데 가장 도움이 되는 질문입니다. 단순히 현재 이런 기술이 필요하고 이런 기술을 가진 사람이 필요하다가 아닌, 회사가 이 포지션으로부터 갖는 기대가 이런 것이다 라는 부분, 즉 그 포지션의 가치평가 기준을 꿰뚫어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JD (job description)에서 단순히 표면적으로만 봤던 부분을 여러 가지 다른 각도로(특히나 그 회사의 내부 사람의 관점을 통해) 들어본다는 것은 무엇보다 그 지원 기대감과 실제감을 맞추어 볼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일반적으로 하나의 포지션이 오픈 될 때는 그곳에 채워지게 될 완벽한 후보상을 상상하면서 JD를 작성하게 됩니다. 지금 당신의 질문이 그 후보상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 대답에 귀를 기울이면서 다음 질문을 준비하세요. 


2. “이 회사/부서에서는 이 직원이 얼마나 좋은 인재인지를 어떠한 객관적인 시스템을 통해서 평가하고 있는지요?”

많은 분들이 놓치는 질문입니다. 위의 1번 질문과 연결이 되어 있으면서도, 이 회사/부서가 얼마나 객관적, 합리적으로 유지되고 있는지를 알아볼 수 있습니다. (물론 면접관의 말이 모두 진실인지 아닌지는 지금은 검증이 불가능한 단계입니다.) 업무 피드백이나, 동료와의 협업이 활발하다는 느낌을 받는 부분도 중요하다면 어느 순간 딱딱한 체계에서 오는 불편함 등을 미리 걸러 볼 수 있는 질문으로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평가시스템을 설명할때는 평가를 위한 기본적인 목표치 설정, Objective and Goal setting을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서도 들어볼 수 있습니다.


3. “오늘 저와 인터뷰를 하는 부분에서 저에게서 느끼신 미숙한 점이나 부족한 점을 솔직히 이야기 해 주실 수 있으신 지요?”

지원하는 회사의 문화에 따라서 천차만별로 느껴질 수 있는 질문입니다만, 이 질문은 일반적인 글로벌 회사라면 네거티브라고 받아들여지지는 않는 질문입니다. 이 질문의 핵심은 정확하게 다음 4번의 대답에 있습니다. 4번의 대답을 통해서 지금부터 면접관이 이야기 할 나에 대한 네거티브한 시선을 어느 정도 해소/해결해 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불편할 수도 있는 주제로부터 부정적 피드백을 긍정적 평가로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유일무이한 기회입니다. 즉 면접관의 공격을 나의 공격기회로 역이용하는 기술입니다. 면접관이 대답하는 부분은 잘 기억하던지, 메모를 해야 합니다. 하나 하나를 잘 설명하고 자신의 의지를 긍정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기회는 바로 지금이기 때문입니다.


4. 위의 3번의 질문에 대한 면접관이 말하는 대답을 잘 들어서 그 내용을 hard skills 와 soft skills로 빨리 구분하십시오. 

Hard skills 라 함은 업무의 전문성을 이야기합니다. 즉 JD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업무를 진행하는데 필요한 기술들입니다. Soft skills는 사람의 성격이나 사람간 관계성에 중점을 둔 기술입니다. 예를 들면 커뮤니케이션이 하나의 soft skill이 되겠죠.


어느 부분에 대한 평가가 나오던 2가지 경우의 대답을(Soft skill과 Hard skill) 모두 손에 들고 있어야 합니다.

Hard skills에 대한 긍정적이지 않은 평가에 대한 대답은 단순히 “빨리, 열심히 습득하겠습니다” 가 아닌, “지난 경우에도 같은 상황이었는데, 이런 방법과 이런 학습을 통하여 이렇게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라는 경험에 기반하고 객관성이 증명되는 대답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soft skills에 대한 평가가 나오면, “ 조직 생활내에서의 동아리 활동이나, 그 외 사외활동에서의 액티비티”를 이야기 하면 됩니다. 이 글을 읽는 이 순간에도 느끼셨겠지만, hard skills에 대한 어필을 하기 보단 soft skills에 대한 어필이 훨씬 더 힘들고 어렵습니다. 이런 부분은 꾸준히 준비하고 평소에 관리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명심하십시오. 좋은 인재로 평가 받고 인정받기 위해서는 “AND” 조건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Hard skills 와 더불어 soft skills에 대한 준비도 필요합니다.


5. “회사의 특성이나 문화, 혹은 전반적인 이미지” 등 이 회사에 대한 사전 공부를 한 것을 살짝 드러내면 좋은 질문을 합니다.

지원회사의 사이트 뿐만 아니라, 경영이념이나, 이번 회계년도의 실적, 혹은 기술적 동향과 이 회사의 방향 등등 신문, 잡지, 인터뷰 모든 부분을 읽고 준비한 후에 이런 것들을 종합한 질문을 하면 됩니다. 단순히 일 차원적인 사실확인이나 자신의 호기심 충족을 위한 것이 아니라, 좀 더 분석적이고 종합적인 질문이 좋을 듯 합니다. 예를 들어 “작년의 회사 순익이 클라우드 부문의 20% 보다 on-premise쪽이 80%로 절대적으로 많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클라우드 부문에 사람을 충원하는 이유는 회사의 전략이 클라우드 쪽에 좀더 집중을 한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까요? 그렇다면 기존의 on-premise에서 일하던 인력의 재배치도 함께 진행되는것인지요?“ , 여성 지원자의 경우라면 "현재 회사내, 여성 매니저의 비율이 현재 약30% 정도인데, 이 비율은 지난 3년간 얼마나 변화가 되었었는지, 회사의 장기전략은 어떤것인지 알고싶습니다"등등 하나의 질문에 몇 가지 복수의 분석적인 가치가 포함되어 있으면 좋을 듯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기존의 보수적인 인터뷰 상황보다는 훨씬 동적이고, 자신을 잘 어필할 수 있는 적절한 질문을 통해 인터뷰의 성공확률을 높여보는 방법을 이야기 해 보았습니다. 보수적이고 일반적인 "면접관의 질문에 적절히 대답하기"는 모든 인터뷰의 기본입니다. 충분히 연습하고 준비하셔야 합니다. 그러나 그 질문에서 이 지원자만의 unique한 면을 나타내기는 충분하지 않기에, 적절한 질문을 통해서 자신을 충분히 어필해 보는게 필요할 듯 합니다. 제가 소개한 질문을 베이스로 많은 좋은 질문들을 개발해 보시길 부탁드립니다. 일반적으로 글로벌 IT회사에선 항상 "이 지원자를 얼마나 잘 파악했는지" 가 무엇보다 인터뷰의 성공 포인트입니다. 혹시나 이번에 오픈된 포지션에 맞지 않을 수 있는 지원자지만, 다음 기회나 혹시나 다른 그룹에서 오픈되었을때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놓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 면접관의 주어지는 질문들에 대해서만 대답하는 상황은 그런 모든 기회의 문을 좁게 보이게 할 수도 있습니다.


지난번의 마지막에도 부탁드렸듯, 외국어 면접임을 염두하시고 많은 반복 연습을 통하시면, 준비한 만큼 크게 기회의 문이 열리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도전과 열정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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