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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은 Mar 25. 2024

지원동기는 '퍼스널 브랜딩'이다.

면접관에게 보여지는 내 이미지 만들기

1. 지겹다, 그놈의 지원동기


'지원직무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본인의 회사 선택 기준은 무엇이고, 우리 회사가 그 기준에 적합한 이유를 서술하여 주십시오.'


지원동기, 듣기만 해도 난해하고, 비관적인 생각이 드는 말입니다.

뭐, 우리가 회사를 선택하는 기준이 무엇인가요?

돈 많이 주는지, 워라밸 챙길 수 있는지, 육아휴직 잘 되는지, 내 전공과 그나마 일치하는지 등등...

이유야 사실 뻔하고, 재미없고, 현실적이지요. 아닌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는 딜레마고,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첫 회사를 이곳으로 선택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높은 초봉'이었거든요.


지원동기가 나의 커리어적 가치관과 정확하게 부합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모든 회사에서는 항상 우리의 지원동기를 묻습니다.

하지만, 회사에서 그런 낭만적인 이유를 원해서 물어보는 것일까요?

서류에서도, 심지어 면접에서도, 지원자의 가치관과 회사의 추구방향이 정확하게 일치하는 사람이 있길 기대하면서, 그런 사람을 골라내기 위해 묻는 것일까요?


제 대답은 "아니다"입니다.






2. 채용과정은 결국 '소개팅' 같은 것

TMI. 저는 소개팅을 한 번도 못 해봤습니다만(...)


물론 그런 사람이 있으면 당연히 최종면접까지 가겠지만, 꼭 그런 사람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그런 사람이 되려고 아등바등할 필요도 없습니다. 어차피 면접관들은 우리 같은 햇병아리들이 만든 가면은 귀신같이 알아보거든요.


지원동기는 우선 1차적으로 지원자들의 특징을 구분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입니다. 그 지원동기가 결국 면접 내내 그 사람의 '이미지'가 되거든요.

하지만 지원동기가 꼭 나의 내면으로부터 비롯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을 것이고요.


그럼 외부에서 찾아볼까요? 여러분이 하필 그 회사에, 그 직무를 지원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그 회사의 기술 또는 물건 등이 어떤 면에서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나요? 그게 왜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나요?

그렇다면 그 매력을 나와 어떻게 매칭시킬 수 있을까요?


즉, 지원동기의 초점을 '내'가 아닌 '회사'에 먼저 맞춰보는 것입니다. 그 다음에 그 요소를 내가 가진 요소와 엮어보는 것입니다.

이것은 무언가를 '기획'하는 과정과 비슷합니다. 대상을 분석하고, 그것을 나와 엮어서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그 기대효과를 면접관에게 피력하는 것입니다. 내 역량에 대해 정확하게 표현함으로써 말입니다. 이것이 면접관에게 나의 '이미지'를 심어주게 됩니다. 우리가 주변에 노래 잘하는 친구가 있으면, 그 친구에게 '노래 잘하는 사람'의 이미지가 씌워지는 것처럼요. 그래서 내 결혼식 때 '축가를 누구에게 부탁할까?' 하면, 그 친구가 떠오르는 것처럼 말이지요.


이 지원동기의 장점은 크게 세 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 내가 그 회사에 대해 관심이 많아 공부를 많이 했다는 것을 어필
- 내가 이 분야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어필
- 내가 어떤 역량을 가졌고, 어떤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 자기 객관화가 잘 되어있다는 것을 어필


지원동기는 사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우리가 소개팅에서도 첫 1분 정도가 상대방의 이미지를 정하는데 가장 중요한 시간이듯, 면접에서도 마찬가지로 작용합니다.

힘들더라도 이 부분에 공을 들이면, 면접관이 더 나를 궁금해하게 만들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내가 원하는 질문이 나오도록 면접관을 이끌 수도 있습니다. 






3. 이 면접은 내가 이끈다!


예를 들어, 이런 식입니다.

이 업계에서 가장 매력적이라고 느끼는 기술 중 하나가 ~~ 기술인데, 이 회사가 다른 회사에 비해 ~~ 한 점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 것들에 관심을 갖고 그 역량을 키우기 위해 ~~ 활동을 했습니다. 이 경험이 이 회사의 ~~ 부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지원했습니다.


그러면 면접관은 당연히 아래와 같은 범위 내에서 질문할 수 있겠죠?

- 왜 ~~ 가 강점이라고 생각했는지?
- 어떻게 ~~ 것들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구체적인 계기가 있었는지?)
- 어떤 활동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말해주시겠습니까?
- 그 활동에서 어려운 점이 있었습니까? (혹은 어떤 점이 부족했고, 어떻게 극복했습니까?)
- 그 활동에서 어떤 것을 배웠습니까?
-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인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줄 수 있습니까?

이렇게 내가 예상할 수 있는, 내가 말한 나의 강점과 경험에 대해 질문이 들어올 것이고, 그 질문에 대답을 하면서 나의 강점을 더 살리면 확실한 이미지화를 할 수 있습니다.


면접관은 수많은 사람들을 보는 만큼, 그들의 기억에 남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요즘 ‘퍼스널 브랜딩’이 유행이듯, 우리도 면접장에서 우리의 모습을 ‘브랜딩’ 해야 합니다.


지원동기가 너무 어렵다면 지원하는 회사의 매력을 찾아보고, 그에 부합하는 자신의 강점을 엮어 '브랜딩'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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