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아침 8시 33분, 지하철에서 내릴 때면 괜히 스타벅스 앱을 켜 봅니다.
몇 번 앱을 뒤적거리고, 신메뉴도 구경했다 이벤트도 한번 쓱 훑어본 다음
8번 출구로 나오기 직전 즈음에 늘 주문했던 콜드 브루 톨 사이즈 한 잔을 주문합니다.
대학생 시절엔 스타벅스 커피 한 잔을 들고 출근하는 직장인을 꿈꿨습니다.
다른 커피도 아니고, 무조건 스타벅스여야 했죠.
값비싼 프랜차이즈 커피를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을 진정한 어른이라 생각했나 봅니다.
그렇게 직장에 다니며 커피 한 잔 정도는 무리 없이 사 먹을 수 있지만,
막상 직원 앞에선 늘 마시던 콜드 브루만 주문하고 있는 나 자신을 보면 씁쓸할 때도 있습니다.
‘돈 많이 벌면 케이크도 하나씩 다 먹어 보고, 비싸서 못 마셨던 프라푸치노도 사 먹을 거야’라고 다짐했는데,
막상 이 모든 것을 할 수 있게 되니 건강 등의 이유로 힘든 일이 되어버렸네요.
어른이 된다는 것은 넓어진 선택지 중 가장 무던한 것을 골라가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리스크는 적어졌지만, 인생의 다채로움이 다소 줄어든 것 같습니다. 커피처럼 어두운 색깔이겠네요.
이번 주엔 프라푸치노라도 한 잔 마셔봐야겠습니다.
성분표를 보면 후회하겠지만, 30분 정도 조깅하면 괜찮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