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가 아닐 때 어떻게 최선을 다할 수 있을까 (#61/80)
우리는 흔히 프로 선수들이 항상 최상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나설 것이라 착각합니다. 하지만 오타니 쇼헤이는 "절반 정도는 베스트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편이 좋다"라고 냉정하게 말합니다. 사실 글자 그대로 '가장 좋은 상태'는 항상 그럴 수 없는 최상급의 수준을 의미합니다. 대부분의 시간은 피로, 부상, 혹은 알 수 없는 난조와 싸워야 하는 '불완전한 상태'가 디폴트(Default)입니다. 진정한 프로란 완벽한 상태를 유지하는 사람이 아니라, 불완전함을 상수(Constant)로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답을 찾는 사람입니다.
2021년 MVP 시즌, 오타니는 투타에서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화려한 성적표 뒤에는 깨진 손톱, 누적된 피로, 제구가 잡히지 않는 날들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그는 컨디션이 나쁜 날 좌절하는 대신 "베스트가 아닐 때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끊임없이 고민했습니다. 컨디션이 좋은 날 승리하는 것은 누구도 할 수 있습니다. 오타니의 비범함은 컨디션이 최악인 날에도 무너지지 않고, 자신이 가진 60~70%의 자원만으로 '최적화(Optimization)'된 결과를 만들어내는 위기관리 능력에 있었던 것입니다.
결국 "베스트가 아닐 때 최선을 다한다"는 말은, 자신의 '고점(Ceiling)'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저점(Floor)'을 높이겠다는 전략입니다. 장기 레이스인 시즌의 성패는 컨디션이 좋은 날 얼마나 잘하느냐가 아니라, 컨디션이 나쁜 날 얼마나 '덜 못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오타니는 자신의 컨디션 그래프가 바닥을 칠 때조차 팀이 기대하는 평균치를 상회하도록 자신을 단련했습니다. 진정한 실력에는 당신의 최악의 날에 보여주는 퍼포먼스의 수준도 포함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