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원 판결로 정리된 빅테크 기업의 알고리즘 괴롭힘 문제
얼마 전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유튜버 사망여우가 방송인 장영란을 저격한 겁니다. 저격 내용은 장씨가 출연하고 있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다이어트 약을 노출 시킨 시간에, 홈쇼핑에서 같은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는 것. 연계편성이라고 불리는 판매 수법입니다.
하나하나만 놓고 보면 아무 문제가 없지만, 둘을 같이 놓고 보면 대놓고 방송에서 광고를 했다고해도 틀린 말이 아니게 됩니다. 요즘 많이 쓰이는 방법이지만, 재밌는 것은 이걸 눈치채고 저격을 했고, 이게 화제가 됐다는 것. 다시 말해, 시청자들이 품고 있던 '구조'에 대한 불안감이 드러났습니다.
메타와 유튜브가 최근 재판에서 져서, 배상금을 물게된 일도 비슷합니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가 청소년들에게 불안과 우울증을 유발했다고 책임지라했던 소송이었죠. 이 재판에서 빅테크 기업들은 언제나처럼 통신품위법 제230조를 내밀며 플랫폼에 올라간 콘텐츠에 우린 책임 없다!를 되풀이하고 있었지만...
법원과 배심원은 구조를 봤습니다. 그리고 콘텐츠보다 두 기업의 알고리즘 설계가 청소년에게 문제를 일으켰다는 상식적인 판단을 내렸습니다. 배상금은 600만 달러로 메타가 버는 돈에 비해 매우 적지만, 앞으로 이어질 재판도 한둘이 아니고, 이 판결이 던질 파장은 돈 몇 푼과 비교할 수 없을 겁니다.
맞아요. 문제는 알고리즘입니다. 알고리즘은 이용자가 플랫폼에서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더 많은 광고를 보고, 더 많은 물건을 사게 만듭니다. 메타와 구글은 광고비로 돈 버는 기업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끝없이 화면을 스크롤하게 하고, 볼만한 것을 또 추천하고 그렇습니다.
이용자가 아니라 콘텐츠 제작자도 노립니다. 사람들이 더 많이 머물려면 더 자극적이고 더 단순한 콘텐츠가 좋으니, 그걸 만드는 제작자를 띄워주고, 돈을 주고 그래서 더 많은 유사 콘텐츠를 만들어내게 조종합니다. 그렇게해서 만들어진 것이, SNS에서 숱하게 볼 수 있는 슬롭들이고요.
... AI 이전에도, 많은 인터넷 콘텐츠는 슬롭이었을 겁니다.
이번 판결은 그게 확실히 문제라고 판단했습니다. 개별 콘텐츠만 문제인 것이 아니라, 그 콘텐츠들이 작동하는 구조 자체가 사람을 기만하고 착취하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겁이다. 지금까진 그걸, 청소년 SNS 금지! 같은 형태로 우리가 알아서 대처해야 했지만-
... 나쁜 건 우리가 아니잖아요.
그럼 빅테크는 돈 벌지 말란 말이냐? 하고 주장할 수도 있지만, 그런 거 안해도 돈 벌 수 있습니다. 줄어들 뿐이죠. 그런 수익 감소를 참지 못해 청소년 또는 사람들에게 정신적 피해를 입히는 게 당연하다고 주장한다면, 그건 그냥 니네가 나쁜 놈... 마약 파는 인간이나 다를 바 없다는 걸 말하는 거고요.
실제로 이 기업들은 자신들이 적용하는 알고리즘이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끼친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본인들이 연구해서 확인한 사실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걸 숨겼죠. 차라리 공론화를 하고, 논의 속에 알고리즘을 조정하는 게 훨씬 나았을 텐데도, 그러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메타와 유튜브에 대한 미 법원의 판결을 환영합니다. 물론 쉽게 끝날 싸움이 아니겠지만, 이제 이용자는 자신을 둘러싼 인터넷 환경의 구조를 조금씩 깨닫고 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그걸 확인하게 되고, 거기에 대해 경각심을 가진다면, 우린 더 나은 사용 환경을 가질 수 있을 겁니다.
화난 사람들, 두려워 하는 사람들, 그거, 꽤 무서운 거거든요. 빅테크 기업들이 지금부터 반성하고 준비하지 않으면, 그 분노가 임계점을 넘기는 날, 진짜 매서운 맛을 보게될 겁니다. 물론 그럴거라 기대하진 않습니다(...). 개가 똥을 끊지 빅테크가 돈을 버릴리가요...
#사건사고 #청소년보호 #SNS #법원판결 #알고리즘착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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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기사 : https://www.bbc.com/korean/articles/c7vqevjr639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