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을 즐겨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특히 요즘처럼 디자이너에게 많은 역량을 바라는 시대라면 더욱더 배움을 즐기는 태도가 필요하다. 혼자서 이해하고 학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과의 관계에서 얻는 배움도 효과적이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다른 디자이너는 어떻게 일하는지, 어떤 환경에 있는지 너무나 궁금했다. 이 과정에서 내가 하고 있는 고민을 이미 했거나, 지금 하고 계신 분들과 얘기를 나누면서 정말 많은 것을 빠르게 배울 수 있었다. 그때의 경험을 간접적으로나마 전달하고자 훌륭한 디자이너분들께 이 책을 보는 분들을 위한 한마디를 부탁했다. 이 내용이 앞으로 나아가는데 힘이 되면 좋겠다!
디자이너의 길을 가기로 한 이상, 수많은 태클을 당하겠지만 힘냈으면 한다. 굳이 조언하자면, 미적인 것을 넘어 자신만의 논리를 탄탄히 세웠으면 좋겠다. '판단의 기준'과 '선택의 근거'를 탄탄히 하지 않으면 “그냥 이 색이 난 좀 별로야” 같은 수많은 근거 없는 태클에 걸려 넘어질 수 있다.
완벽한 디자이너는 없다. 객관적으로 자신을 돌아보면서 자신의 부족한 면을 객관적으로 나열해보자. 그리고 부족한 면을 서포트해줄 수 있는 카운터 파트(counterpart)를 찾아 함께 일하면서 배우는 법을 익혀야 한다.
되도록이면 디자인이 아닌 다른 분야의 카운터 파트를 찾아보자. 여러분보다 훨씬 경험이 많은 선배 디자이너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함께 초기 설계를 핑퐁 하는 기획자, 더 효율적인 방안을 제안하고 실제적인 구조에 대해 알려주는 엔지니어, 그리고 항상 예상 못한 코너 케이스를 생각하고 이슈를 방지하는 QA 담당자가 될 수 있다.
수많은 정보가 쏟아져 나오고, 급격하게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의 흐름 속에 무엇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혼란스러운 상황에 직면하기도 한다. 이런 시대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디자이너에게는 좋은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는 안목과 통찰력이 중요하다. 당연하게 생각하는 모든 것에 의문을 갖고 왜 이것이 좋은 것인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생각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또한 스스로 습득하고 배운 것, 그리고 자신의 디자인 경험을 다른 디자이너들과 공유하는 것을 추천한다. 비우지 않으면 채울 수가 없다.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나누고 비워내면, 또다시 새로운 것으로 채울 수 있다.
디자인 커뮤니티와 네트워킹 모임을 통해 나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다른 생각들이 함께 맞물려 확장되는 경험을 느껴보길 바란다. 좋은 경험과 생각들은 하나로 모이면 좋은 디자이너로 성장할 수 있는 자양분이 된다. 앞으로 디자이너 인생의 항해를 꾸준히 나아갈 수 있는 방향으로 빛을 비추어줄 등대가 되어 줄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나는 무엇을 성취하고 싶은지 스스로 질문하는 것을 잊지 말자. 이 질문들을 통해 원하는 것을 찾아가는 과정에 배움이 있다.
디자인만 하는 시대는 지났다.
비즈니스에는 다양한 원인이 존재하며 매년 복잡성이 증가하기 때문에 순수하게 디자인만 필요한 경우는 드물다. 우리에겐 당면한 과업을 디자인 사고로 접근하고 시각적 조형원리로 풀어내는 힘이 있다. 여기에 더해 데이터를 활용하여 비즈니스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면 디자인 논리의 설득력은 더 커진다. 고객가치 창출을 디자인과 데이터로 증명하는 습관은 디자이너가 사업의 의사결정권을 주도할 수 있는 날카로운 무기가 될 수 있다. 제품과 서비스를 사랑한다면, 디자인 하나로만 성공할 확률 적다는 걸 빠르게 인지해야 한다.
“직장이 ‘직업’을 보장하진 않는다.
많이 고민하고 많이 실패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우리는 소속된 위치와 상관없이 스스로 강점과 약점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파악해야 한다. 회사에서만 전략적 의사결정이 필요한 게 아니다. 조직이란 레이어를 삭제하고 내 강점과 약점을 빠르게 인지해야 비즈니스를 성공으로 이끄는 디자이너로서 비교우위를 가질 수 있다. 회사에서 디자인 이외의 것을 학습할 기회가 있다면 주도적으로 참여하자. 남들과 다른 길이라 어렵고 힘들 수 있지만 몸과 머리가 기억하는 것은 내 자산으로 남는다. 스스로 가치를 증명하자.
정답이 없다는 것이 이 일의 가장 어려운 점이자 가장 흥미로운 점이다. 정답이 없는 일이니 만큼, 누구도 단 한 명의 디자이너에게 정답을 요구하지 않는다. 신뢰하는 팀원들과 함께 답을 찾아 나가는 과정을 즐길 수 있길 바란다.
트렌드를 쫓아가기 급급한 디자이너는 많다. 그 모든 걸 반드시 따라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대신 본인의 확고한 논리와 주관이 있고, 본인이 좋다고 믿는 디자인을 하면 좋겠다. 더 나아가서 트렌드를 만드는 디자이너가 되길 바란다.
우리 UI/UX 디자이너들은 매일매일 바쁘다. 경험해 보아야 할 새로운 서비스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방법론도 많다. 빠르게 진화하는 산업 속에서 뒤처지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드는 것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가기 위해서는 수많은 정보 중에 나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선별할 수 있어야 하고, 디자이너로서 자신의 취약점을 바르게 인지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건강한 육체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몸이 지치면 마음의 폭이 좁아져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감당해내기 버거워지는 것 같다. '이 서비스도 살펴보아야 하고, 저 툴도 익혀야 하는데, 언제 다하지?' 하다 무기력에 빠지기 십상이다. 빠른 속도에 발맞춰 움직여야 하는 우리의 처지가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 있다.
격무 속에서도 꾸준한 운동과 양질의 식사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시길 권한다. 그리하여 새로운 무언가에 대한 호기심 어린 태도를 오래오래 간직할 수 있길 바란다.
생각은 최대한으로 하고, 표현은 최소한으로 한다는 점에서 디자이너는 시인 같다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된다. 아무리 단기간에 완성된 작품이라 할지라도, 펜을 들어 마침표를 찍기까지 한 편의 시를 위해서는 시인이 살아온 모든 계절만큼의 시간이 필요했을 테니 말이다. 디자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좋은 디자인은 단숨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캔버스를 마주한 디자이너의 모든 세월이 녹아들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니 당장은 걱정과 조바심을 잠시 접어두고 가벼운 마음으로 세상과 더 자주 만나면 좋겠다. 많이 경험하고 더 많이 행복하길 바란다.
디자이너는 급속히 진화하는 시대에 새로운 유행, 디자인 트렌드, 툴 등등의 흐름을 빠르게 따라가는 것이 좋다.
디자이너의 삶은 정-말 다이내믹하다. 디자인하는 것 자체가 즐거울 때와 막막하고 괴로운 순간이 번갈아 찾아온다. 그때마다 내가 왜 좋았는지, 무엇이 문제였는지를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이후에 놓치기 쉬운 문제를 빠르게 발견하거나, 정리된 글들을 보며 내 디자인의 기준을 마련할 수 있다. 덧붙여서, 다른 분들도 많이 적으셨는데(웃음), 항상 몸과 마음의 컨디션을 일정하게 유지하자.
지금 머릿속에서 여러 풀리지 않는 고민과 문제들이 눈앞에 쌓여있는 힘든 현실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비전공 디자이너라서 전문성을 어떻게 쌓아야 할지, 꿈과 목표는 어떻게 가져야 할지 등의 질문부터 실무에서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기 디자인 실력 늘리기 등 많은 문제들이 머리를 아프게 하고 있진 않은지, 누구보다도 멋지게 디자인을 척척 만들어내고 유명 브랜드만 다루는 성공한 디자이너를 꿈꾸면서 일을 시작한 건 아닌지.
지금 고민하는 게 답이 없어 깜깜해 보여도 고민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고민을 하다 보면 결국 나다운 대답을 할 수밖에 없고 어떤 경험을 하던지 내 인생에서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디자이너들은 대부분 평가받는 것을 민감하고 두려워하는 편이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고 우리가 만들어내는 것들에 부족한 점을 두려워하지 말고 언제나 개선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자세를 가지는 것을 추천한다
"너무 완벽해지려 하지 않으면 좋겠다. 디자인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다. 시각적으로 유려한 디자인도 물론 중요하지만 빠르게 가설들을 실험하고 검증해보는 과정도 즐겁다. 가설을 세우기 위해 좋은 질문들을 던져 보자. 좋은 질문에 좋은 해답이 있다.
많이 보고 듣고 경험해보자. 틀려도 좋다. 모르는 게 있으면 알 때까지 물어보자. 여러분은 앞으로 많은 설득의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다.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에게 기회는 더 많이 열려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분야가 연결되고 융합되고 있다. 특히 비즈니스와 기술은 앞으로 연차가 쌓이고 직급이 올라갈수록 떼려야 뗼 수 없는 영역이 되었다. 다른 분야의 사고방식과 관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여러분에게 큰 무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답변의 순서와 내용은 편집하는 과정에서 일부 변경되었습니다!
[이토록 쉬운 스케치] 책의 마무리에 디자이너와 개발자의 한마디를 넣으며 마무리하고자 부탁드렸는데, 많은 디자이너분들이 답변을 해주셨습니다. 내용이 너무 좋아 답변을 받는 과정이 행복했습니다 :D
갑작스러운 요청에도 정성스러운 답변 작성해주신 김다솔, 서연주, 최은주, 조은비, 허두석, 신해나, 임세희, 장준혁, 오남경, 최지훈, 강문주, 조은비, 이진재, 홍석희 디자이너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