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시작은 늘 이렇게 조용하다

by Zariel Bloom

이 시집은
무언가를 더 잘 해내려는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다.


하루를 다짐으로 밀어붙이지 못한 날,
계획을 다 지키지 못한 날에도
우리는 여전히 하루를 건너고 있었다.


멈춘 것 같았던 시간에도
숨을 고르고, 마음을 놓고,
나만의 속도로 하루를 지나온 순간들이 있었다.


이 시들은
그렇게 지나온 날들,

앞으로 마주할 날들을
굳이 설명하지 않고
조용히 한 번 바라본다.


아직 시작하지 못한 것 같아도,
하루는 이미
우리 안에서 시작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