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뮤지션의 시대

Desafinado / Morellenbaum, Sakamoto

by 지브라 베타
Desafinado / Morellenbaum, Sakamoto

가끔 이런 생각을 합니다.

우리는 정말 위대한 연주자(Musician)의 시대를 운 좋게 지나온 사람들일지도 모른다고... 클래식 음악의 황금기가 지나고 수백 년이 지난 지금까지 모차르트, 바흐, 쇼팽과 같은 이름이 다시 등장하지 않았던 것처럼 우리도 지금 비슷한 시대를 사는 것은 아닐까 하고... 20세기 중반부터 재즈, 포크, 블루스, 락, 팝 씬에 위대한 뮤지션들이 이루어온 예술적 성취 그리고 그들이 조금씩 사라지는 동안에도 우리는 그들과 동시대를 듣고 살아 있고 느끼며 존재해 왔습니다. 그건 어쩌면 우리가 인지하지 못한 하나의 영광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클래식 음악의 위대한 작곡가들이 18-19세기에 집중되었듯이 20세기 중반은 대중음악의 거장들이 폭발적으로 등장한 시기였습니다. Miles Davis, John Coltrane, Bob Dylan, Jimi Hendrix, Marvin Gaye, David Bowie... 이들은 단순히 음악을 연주한 것이 아니라 음악 언어 자체를 재창조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들의 숨소리, 망설임, 즉흥의 순간들까지 음반과 라이브로 들을 수 있는 영광스러운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Jobim과 "Desafinado"

Antonio Carlos Jobim과 Newton Mendonça 가 1958년 만든 이 곡은 제목부터 역설적입니다. "Desafinado"는 '음정이 맞지 않는'이라는 뜻이지만 이 노래는 화성적 정교함으로 가득합니다. 가사는 말합니다. "당신은 내 노래가 음정이 안 맞는다고 하지만 내 사랑에 대해서는 그렇게 말할 수 없을 거예요." 이 곡이 보사노바를 세계에 알렸을 때 Jobim은 이제 갓 30을 넘긴 나이였습니다. Stan Getz와 João Gilberto가 함께 녹음한 Getz/Gilberto 앨범(1964)은 재즈와 브라질 음악의 경계를 녹였고, "The Girl from Ipanema"와 함께 전 세계적 현상이 되었습니다. Jobim의 위대함은 단순함 속의 깊이에 있습니다. 그의 코드 진행은 클래식의 영향을 받았지만 리듬은 브라질 해변의 파도처럼 자유롭습니다. "Desafinado"를 들으면 복잡한 화성이 마치 대화하듯 흐르고 그 안에서 멜로디는 속삭이듯 움직입니다.


한 시대의 저물녘

그리고 Jobim은 1994년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와 함께 한 보사노바의 시대가 저물었습니다. 우리는 Jobim과 같은 위대한 뮤지션들이 살아있을 때 그들의 새 앨범을 기다리고 콘서트에 갈 수 있었던 운 좋은 몇 세대일지도 모릅니다. "Desafinado"처럼 우리 시대도 겉으로는 desafinado 혼란스럽고 조율되지 않은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뒤돌아보면 모든 것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던 순간이었다고 기억될 것입니다.

이 큐레이션은 그런 생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긴 것들, 그저 스쳐 지나간 음악들이 실은 다시 오지 않을 시대의 증거였다는 것.

그리고 우리는 그 한가운데 서 있었다는 것.



이 글은 음악 큐레이션 프로젝트 '지브라 베타'의 큐레이터 데스크에 먼저 소개된 글입니다.

지브라 베타는 매주 1-2회 음악을 큐레이션 하고 이야기를 전하는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