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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준선 Nov 16. 2024

대세편승형의 속마음: 조건형 현실주의

대세편승형 (상세 설명)

대세에 따라 움직이는 성향으로, 현재는 결혼정보회사에 관심이 없더라도 주변에서 많이 사용하게 되면 관심을 갖게 될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아가기를 꿈꾸며, 결혼의 상업적 요소보다는 평범한 연애를 시작으로 발전한 부부 관계를 중요시합니다.



대세편승형은 사실 '조건형 현실주의자'이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대세편승형. 이들은 평범한 연애결혼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믿으며 결혼의 가장 큰 조건은 진실된 사랑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그들의 속마음은 그 사랑과 현실적인 조건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그래서 외모, 경제력, 직업과 같은 기본 조건을 중시하며, 이를 통해 결혼 이후의 안정적인 삶을 기대한다. 사랑은 필수 조건이지만, 결혼은 단순히 사랑만으로 이루어지기 어렵다고 생각하며, 두 사람이 결혼했을 때 한층 업그레이드된 삶을 기대한다. 수익이 보장된 투자를 하고 싶은 마음과도 비슷하다.

사랑만으로는 살 수 없다.

내 삶을 더 안정적이고 풍요롭게 만들어줄 사람을 찾고 싶다.

이런 생각이 조건형 현실주의자를 결혼정보회사라는 선택지로 이끈다.


이상형을 찾고 싶은데, 내 어장이 부족하다?

이들이 결혼정보회사를 찾을 때는 자연스러운 만남이 어렵다고 느낄 때다. 이상형에 대한 기준을 가지고 있지만, 기존의 만남 방식으로는 이상형을 찾을 가능성이 적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혼정보회사를 이용하더라도 끊임없이 다른 채널을 마련해 둔다. 리스크를 분담하려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유이다. 

내 주변에는 이상형에 가까운 사람이 없다.

결혼정보회사를 이용하면 선택지가 많아지지 않을까?

이러한 기대감 속에서도 “결혼정보회사의 상대방이 진짜일까?”라는 불안감과 의심은 여전히 남아 있다.


조건을 따지면서도, 사랑은 중요하다

이들은 결혼이 단순히 조건만 맞춘 상업적 거래로 변질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정확히 얘기하면, 내가 현실적 조건도 따지고 사랑도 따진다는 속마음을 들키고 싶지 않아 한다.

사랑이 빠진 결혼은 의미가 없다.

결혼은 결국 서로 신뢰하고 의지하는 관계여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결혼 상대를 찾으면서도 조건을 보기는 보지만, 그래도 진심이 통하는 관계가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자신을 표현한다. 만약 결혼정보회사를 이용하더라도 상대방을 선택할 때는 철저히 자신의 주관적 판단과 진심 어린 감정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고 믿는 것이다.


편견 속에서도 흔들리는 마음

조건형 현실주의자는 결혼정보회사를 이용하면서도 내가 결혼이 급한 노총각이나 노처녀처럼 보일까 두려워한다.  

결혼정보회사에 오는 사람은 결점이 있는 거 아닐까?

농촌 총각들이 가는 곳 아니야?

이러한 부정적인 시각 때문에 거리를 두려 하지만, 주변에서 "결혼정보회사를 통해 이상형을 만나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면, 이들의 마음은 크게 흔들린다. 즉, 계산을 빨리 굴려보고 쪽팔린 거보다 결혼이 더 급하다 판단이 들면 눈 딱 감고 해 보는 것이다. 


결혼은 사랑, 그러나 현실적인 노력도 필요하다

조건형 현실주의자는 양심을 지키는 것을 중요시한다. 즉, 어처구니없을 만큼 나보다 좋은 조건의 상대방은 원하지 않는다. 그리고 나보다 약간은 나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선 자신의 노력도 필요한다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다. 자신에게 안정감과 성취를 줄 수 있는 결혼은 현실적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도 결국 내가 노력한 만큼이다.

돈을 많이 쓰면 쓸수록 이상형에 가까운 사람을 만날 확률이 높아진다.

이런 생각 속에서 결혼은 성취를 위한 프로젝트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왜 둘 중 하나만 골라야 하나요 ㅠㅠ

조건형 현실주의자는 늘 "진정한 사랑"과 "현실적 조건" 사이에서 줄타기를 한다. 하지만 그 줄타기가 오히려 결혼을 더 망설이게 만든다. 마음 한편으로는 스스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능력 좋은 포수"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어찌할 수 없는 갈등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둘 중 하나만 선택하기에는 반대쪽에서 잃게 될 장점이 너무도 아깝다. "사랑"을 선택하면 안정감과 조건이 부족할까 봐 두렵고, "조건"을 선택하면 마음이 맞지 않는 관계를 감수해야 할까 봐 고민이 깊어진다.


조건형 현실주의자는 결국 어느 지점에서 타협을 통해 결혼을 하긴 한다. 또는, 시간이 계속 흘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게 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어느 경우든, 시간이 흐른 뒤에 선택한 배우자가 수년 전 선택할 수 있었던 이성보다 더 나은 경우는 드물다. 이상적인 조건과 감정을 맞추려다 시간이 지나 선택의 폭이 줄어드는 상황을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오래 고민하는 사이 손해 보는 건 결국 자기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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