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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은다움 May 06. 2022

바쁜 현생에서 나를 돌보는 루틴, 월간기록 2년 써보니

왜 벌써 5월이지? 눈 깜짝할 새 떠나보낸 4개월동안 난 뭘했지? 시간의 허무함을 느낄 때면 난, 매월 말 갖는 나만의 리추얼 '월간기록'을 들여다보곤 한다. (*월간기록: 매월 말, 그 달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며 사진/일기 등의 기록을 점검하고 결산하는 나의 월간 리추얼)


흘러가는 시간에 좇기지 않고 한달을 주기로 내가 뭘 했는지, 무슨 생각을 했는지 등을 점검하며 시간의 주인이 되는 시간. 여전히 시간 앞에 '벌써'라는 수식어를 덧붙이며 공허함을 느낄 때가 종종 있지만, 월간기록을 읽고나면 공허함은 해소된다. 이번에도 벌써 5월인 게 허무해서 스스로를 달래기 위해 4개월 간의 기록들을 둘러보았다. 




[1월] 생일도 있었고, 강릉여행도 다녀왔고 그냥 마음 가는대로 살았다고 한다. (남얘기 하는 것처럼 말해서 웃기지만, 과거의 나도 현재로서는 남이니까 ㅎㅎ) 새해 목표는 '일과 삶의 영역을 나눈 나만의 루틴 짜기, 근데 이제 자기계발을 곁들인' 이었고, 체력관리의 중요성을 연초부터 운운하기도 했었다. 삶태기가 와서 브레이크 밟고 쉬는 중이었던 1월은 마음 가는대로 노는 걸 즐겼던 한달이었지만 2월엔 조금 더 정돈해보기로 하고 글은 마무리 되었다.


[2월] 2월에는 경주로 여행을 갔구나. 유튜브 채널 'Julie Cho 조윤서'에 꽂혀서, 높은 자존감과 뚜렷한 가치관, 다채로운 라이프스타일에서 영감받은 게 많았던 한달. 1월보단 '일'에 대한 기록이 자주 등장하는 걸 보면 다행히 일과 삶의 균형을 다시 찾은 것 같다. <나는솔로 6기>와 <소년심판>에 과몰입되어 있었고, 간만에 새로운 가방도 장만하는 돈지랄의 기쁨도 누렸다. 동시에 내가 나로부터 영감을 얻는 재미도 경험했다.


[지금의 나에게 영감을 준 과거의 나(2월편)]
1. 미라클모닝은 역시나 좋은 것이구나. 항상 '~까지가' 힘들지만, 막상 해보면 후회없이 너무 뿌듯한 하루의 시작이라며 30분이라도 아침시간을 꾸준히 갖자며 미라클모닝을 극찬했던 2월.
2. 나 자신을 먼저 사랑하고 챙길 줄 알아야 다른 사람에게도 사랑을 베풀 수 있다.
3. 사소한 것에 집착하기 보단, 필요한 것에 집중하는 연습
4. 행위 자체에 의미를 두기보다, 행위를 함으로써 내가 얻는 게 무엇인지 고민해볼 것.
5. 스스로 계속 성장하고 발전하며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


[3월] 제목을 보아하니 아마도 워라밸에 대한 고민이 극에 달했던 시간임을 짐작할 수 있다. 라이프의 영역을 지켜내기 위해 글쓰기 프로젝트 <롸잇나우>를 시작했고, 두 번의 연차를 쓰며 일 외의 행복들을 챙기는 것도 잃지 않았다. 유튜브 <바퀴달린입>, 노래 <장기하-부럽지가 않어>에 꽂혀있었고 청담동 유료도서관에 가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도 하였다. 그리고 나도 결국 피하지 못했던 코로나였지만, 증상이 심하지 않아 다행히 가볍게 마무리했던 한달.


[지금의 나에게 영감을 준 과거의 나(3월편)]
1. 내게 필요한 건 일테크(연봉올리기), 심테크(자존감지키기), 짠테크(절약), 취테크(취미몰입)
2. 삶이 내게 할 말이 있었기 때문에 그 일이 내게 일어났다고 생각할 것.
3. 회사가 던지는 달콤한 인정욕구에 현혹되지 말 것, 내가 세운 삶의 우선순위를 지켜낼 것.


[4월] 브런치 작가 합격, 내가 읽는 뉴스레터에 내가 한 일이 실린 일, 유튜브 채널에 처음으로 제품협찬 문의가 들어온 일로부터 누렸던 '기쁨'들이 있었다. 또, 연차 내고 에버랜드 갈 생각에 잠을 설쳤던 아이같던 밤, 간만에 시끌벅적한 디제잉바에 가서 둠칫둠칫 리듬을 탔던 밤, 퇴근 길 꽃송이들로 나의 공간에 생기를 주었던 소중한 '밤'들도 있었다.



꽃으로 공간에 변화주기


이로써 내가 월간기록을 쓰는 이유는 더욱 분명해졌다매월 나의 한달을 돌아보는 루틴을 통해,


1) 인생이라는 책 한 권에 나의 이야기를 하나씩 쌓아가는 느낌이 드는 것이 좋다.

2) 시간에 좇기지 않고 시간의 주인이 되어, 흘러가는 시간들과 친해질 수 있다.

3) 쉽게 잊혀질 뻔한 사소한 추억들도 사소하지 않게 추억할 수 있다.

4) 가끔 방황기에 접어들 때 나를 바로잡아주는 나침반 역할을 한다.

5) 과거의 나로부터 영감과 자극을 받기도 한다.


그렇게 매월 하나씩. 일년에 12개씩. 나의 이야기들을 기록해감으로써 나다움을 가꿔가는 것에 꽤나 만족한다. 비슷한 니즈를 가진 분들이 있다면 꼭 추천하고 싶은 월간기록 리추얼. 5월에는 어떤 이야기로 채워나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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