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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hongmin Nov 24. 2018

와디즈 펀딩 성공기(feat. 돌프의 반란)

봉사 비용 각출을 막기 위한 노동의 대가

#경력세탁소


와디즈 펀딩 성공기를 처음으로 글로 적어보려 합니다. 이야기에 들어가기 앞서 먼저 펀딩의 주제였던 '돌프의 반란'이라는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드려야겠네요. 돌프의 반란은 2013년 최웅석이라는 사람의 기획에 의해 만들어진 프로젝트인데요. 현대자동차에서 운영한 해피무브라는 봉사단체에서 매월 봉사를 하고 있는 다문화가정 아이들에게 색다르고 즐거운 크리스마스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해 시작되었습니다. 해피무브에서 봉사를 하고 있는 아이들이다 보니 해피무브 사람들이 주축이 되었고, 이들의 지인들도 함께 참여를 해 멤버가 구성되었죠. 저도 해피무브 출신으로 함께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이야기를 시작해보려 합니다.


지금으로부터 3년 전인 2015년 겨울, 3년 차 돌프의 반란을 진행하기 위한 첫 번째 회의가 열렸습니다.


여러분의 초상권은 중요하니까요


회의의 주제는 크게 3 가지로 나뉘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어떤 선물을 주는 것이 좋을까

행사를 어떤 방식으로 진행해야 할까

봉사를 위한 자금을 어떻게 모을까


아이들에게 어떤 선물을 주는 것이 좋을까


어떻게 보면 가장 쉽게 해결된 주제였는데요. 처음에는 멤버들이 생각하는 좋은 선물들을 추천해 나가다가, 이왕 주는 김에 아이들이 갖고 싶어 하는 것을 주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기관 담당자분께 부탁해 참가하는 아이들의 부모님들이 아이에게 갖고 싶은 선물을 물어보도록 해 선물 목록을 만들었죠.


행사를 어떤 방식으로 진행해야 할까


각 가정에 찾아가 아이들을 산타로 임명한다. 산타가 된 아이들이 가족들에게 선물을 나누어주고, 본인도 선물을 받으며 나누고 받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 준다. 여기까지는 합의가 된 레퍼토리였는데,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정말 산타처럼 썰매를 만들어서 태워주면 재밌겠다라든지, 장난감 차를 개조해서 퍼레이드를 시켜주자든지 여러 가지 얘기가 나왔는데 문제는 돈이었습니다. 썰매만 해도 목공소에서 최소 20 정도를 불렀던 것 같네요. 


그렇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웬만하면 어딜 가나 돈이죠.


봉사를 위한 자금을 어떻게 모을까


제가 참여하기 전인 두 번의 돌프의 반란 때는 봉사자들이 5만 원 정도씩을 각출하고, 기관에서 일정 부분 지원받아 돌프의 반란을 진행했다고 했습니다. 전과 같이 이번에도 봉사의 취지로 5만 원을 걷어서 사용할 수도 있었지만, 일단 사회 초년생인 멤버들에게 준비 기간 동안 드는 교통비, 식비, 시간에 5만 원 정도의 추가 부담을 주는 것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왕이면 많은 사람들에게 프로젝트의 취지를 알리고, 공감받고, 지지를 받고, 후원을 받는다면 정서적으로나 물질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우리들에게 큰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후원을 받기로 했습니다. 논의 결과 후원을 받는 방법에는 아래의 세 가지가 있었습니다.

지인 찬스

기업, 기관 등에 후원 요청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자체 조달


이 중 지인 찬스와 후원 요청은 진행해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진행 과정 중 멤버들이 받게 될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고려해 제외하였고, 마지막 남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자체 조달하기로 하였습니다. 펀딩 플랫폼은 당시 한창 떠오르고 있어 눈여겨보고 있던 와디즈를 통해 펀딩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마침 그쯔음 배낭여행을 가기 위한 한 남성이 엽서와 기념 티셔츠를 리워드로 줄 테니 여행을 후원을 해달라는 펀딩이 성공해서 좀 더 용기가 생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와디즈 펀딩 진행


펀딩을 진행하기 위해 팀을 꾸렸는데, SNS를 통한 마케팅 경험이 있는 제가 PM을 맡고 디자인을 하는 친구 한 명과 아이디어를 제공해 줄 두 명으로 구성하였습니다. 팀은 만들어졌으니 진행을 해야겠죠.


펀딩 절차를 크게 보자면 아래와 같이 나눠집니다.(3년 전이라 변동이 있을 수 있어요)

펀딩 페이지 작성 → 와디즈 담당자 피드백 → 수정 및 완성 → 계약 → 프로젝트 발행 → 종료 → 후원자 결제 → 정산 → 리워드 발송


이 중 기획 및 결정이 들어가는 부분인 펀딩 페이지 작성과 계약 과정에서 진행한 의사결정은 다음과 같이

진행하였습니다.


펀딩 페이지 작성


펀딩 페이지 작성에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잠재적 후원자들에게 우리들의 메시지를 어떻게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하느냐였는데요.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후원자들이 자신들의 후원으로 인해 이루어지는 일들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이를 위해 지난 2년 간의 프로젝트 시 촬영했던 아이들의 사진들을 사용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페이지를 구성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우리가 간과한 게 있었습니다. 우리가 홍보하는 후원의 대상이 상품이 아니라 사람이었다는 사실을요. 


어떻게 하면 상품을 잘 홍보해서 많이 팔아야겠다는 관점에서만 펀딩을 대하고, 그 사진이 올라감에 따른 아이들이나 부모님들이 받을 수 있는 상처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지 못했습니다. 기관 담당자님에게 이러한 피드백을 받고 나서 생각의 잘못을 반성을 하게 되었죠. 그리곤 기획을 변경하여 다시 진행하였습니다.


아이들의 모습을 콘텐츠로 사용할 수 없다면, 아이들의 시점에서 후원을 요청해보자.


마케팅에서 3B(Beauty, Beast, Baby)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처럼 우락부락한 우리보다 아이들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풀어가면 더 효과적일 거라는 생각에 이 방향으로 스토리라인을 구성하기로 하였습니다.


(콘텐츠 일부, 그림 : 양지은)


디자인 능력자를 통해 아이들의 눈높이를 연상시키는 캐릭터를 창조하고, 아이들이 밤마다 그림일기에 소망을 쓰고 꿈을 꾸듯이 콘텐츠에도 우리의 소망을 담아봤습니다. 후원에 따른 리워드인 엽서에도 이와 같은 콘셉트를 적용해 돌프 캐릭터와 아이들이 직접 그린 작품을 담아 전달했습니다.


(엽서 그림 재능기부 : 비차)


그렇게 잘 진행되는 줄 알았는데 와디즈 담당자님으로부터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예비 수혜 대상이 될 아이들의 사진이라도 들어가서 프로젝트의 진행 취지와 목적을 직관적으로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프로젝트가 실행됐을 때 어떤 모습인지 참여자들에게 전달되었으면 합니다.


담당자님의 마음이 우리와 같았기 때문에 피드백을 받아들여 한 번 더 의사를 여쭤보기로 했습니다. 피드백 내용과 프로젝트의 취지를 다시 한번 잘 설명드린 결과, 이전에 돌프의 반란에 참가하였던 아이들의 부모님 몇 분이 흔쾌히 동의를 해주셔서 몇 장의 사진을 펀딩에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우리는 처음의 취지에 맞는 펀딩 페이지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사진을 여기에 다시 올리긴 좀 그렇고 펀딩 URL을 글 아래에 첨부해 두었으니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계약 조건 및 목표 금액 설정


또 하나의 큰 문제는 계약 조건과 이에 따른 펀딩 목표 금액 설정이었습니다. 계약할 수 있는 수수료 조건은 3가지가 있었는데, 목표 금액을 달성했을 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을 시, 지지 서명 수 등으로 수수료가 갈렸습니다. 


당시 계약 조건 설정 페이지


이거 참 어려웠습니다. 잡아 놓은 예산은 아래와 같이 설정한 145만 원인데, 여러 가지 고민이 들었습니다.


목표 금액이 다 모일까...? 얼마가 모이든 모인 만큼 받는 방식은 수수료가 너무 큰데 애초에 목표 금액을 낮게 설정해야 하나...? 


후원 모금액 사용 계획(부가가치세, 수수료 제외 145만원)


그러다가 내린 결론은 첫 번째, 돈은 우리가 자체적으로 더 내더라도 어떻게든 목표는 맞출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봉사하자고 모인 사람만 15명인데, 지인 10명씩한테만 지지서명을 요청해도 최소 101명은 넘길 수 있을 것이다.(101명을 넘길 경우 두 번째 계약 조건과 동일한 조건이 형성됨) 이러한 논의를 거친 후 첫 번째 옵션인 '목표금액 달성 시에만 자금을 받는 방식이며, 프로젝트 지지서명 수에 따라 수수료가 결정되는 방식'을 계약 조건으로 설정하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지지서명 163개를 받아내어, 수수료율은 6.6%가 되었고 결국 선택은 옳았던거죠.)


프로젝트 발행 및 홍보


프로젝트가 발행된 후 홍보는 SNS 위주로 진행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와디즈 펀딩 페이지를 개인 페이스북 및 페이지에 올려서 홍보하고, 지인들에게는 카톡으로 링크를 보내 홍보를 진행하였습니다. 와디즈에도 메인 배너 노출을 요구했고 노출도 되었습니다.(왜 캡처를 안 해놨을까...) 당시 와디즈 카카오 옐로 아이디를 통해서도 소개가 되어 펀딩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결국은 12월 25일 성공적으로 펀딩을 끝마쳤고, 봉사도 가벼운 마음으로 진행할 수 있었죠.



와디즈 펀딩을 진행하면서 느꼈던 점은 기획은 범위가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모든 것을 두루 살펴보고 있어야 하면서 한편으로는 1인칭 시점으로 하나하나를 꼼꼼히 살펴야 했습니다. 그리고 이 깊이는 기획자의 욕심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행사 하나 빨리 쳐내고 끝내야지가 아닌 어떻게 하면 행사의 취지, 목적을 잘 달성해낼 수 있을까를 계속해서 고민하는 게 기획자의 진정한 역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전에 했던 경험을 다시 되뇌며 글로 적으니 그때의 기분들이 다시 되살아나는 느낌이라 좋네요!


진행되었던 프로젝트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그럼 이만


완성된 프로젝트

https://www.wadiz.kr/web/campaign/detail/3639


#경력세탁소 : 경력은 있으나 보여줄 만한 성과가 없어 글로나마 경험을 경력으로 세탁하려 몸부림치는 프로젝트 / 관련 글 : 학력만 세탁하니 경력도 세탁한다

#와디즈 : 와디즈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기업으로 증권형 크라우드펀딩(투자)과 보상형 크라우드 펀딩(리워드)을 운영하고 있음. 이 프로젝트에서는 보상형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하여 봉사 자금을 모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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